국내보다는 시장 큰 해외 부동산 타깃 전망
대체투자 실집행까지 의결과정 자료도 요청
감사 대응에 출자도 미뤄질 듯…PEF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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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사원의 연기금ㆍ공제회에 대한 대체투자 운용 및 관리실태 감사가 곧 본감사(실지감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공제회를 중심으로 대체투자 예비감사를 진행했던 감사원이 최근 중형 공제회까지 범위를 넓히며 예비감사 마무리 단계에 착수했다. 공제회 관계자는 "최근 예비감사 과정에서 감사원 관계자가 4월 말~5월 초 정도에 실지감사를 나올 수 있다는 정도의 언질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실지감사가 임박하면서, 공제회 등 관련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실지감사는 자료 조사와 예비감사 등 감사 대상에 대한 의견수렴 단계 이후 진행되는 절차로, 사실상의 본감사 격이다. 실지감사에 돌입한 이후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1~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에서, 투자업계에서는 공제회의 신규 출자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대체투자 부서의 인력을 고려할 때, 출자보다는 감사원의 감사 대응이 우선이란 설명이다.
한 공제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감사원에서 해외와 국내 가릴 것 없이 대체투자와 관련한 자료를 모두 요구해 제출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문제 삼겠다는 것인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다"라며 "실지감사에 돌입하면 본격적으로 소명 등 대응을 해야 해 일손이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감사원의 공제회 대체투자 감사는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 산업금융4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 부실의 범위를 공제회까지 확대해 살펴보겠단 취지다. 공제회는 국내 기관들 중 대체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운용하고 있다.
다만 대체투자의 특성상 매각 전까지 손실을 판단하기 어렵고, 공제회별로 평가산정법 역시 모두 달라 감사가 초기 단계부터 공제회 사이에서는 제대로된 감사가 이루어지기 힘들거란 목소리가 많았다.
감사원 역시 명확한 타깃을 정해두고 감사를 진행하기보단, 공제회에 국내와 해외 가릴 것 없이 대체투자와 관련한 모든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감사원대로 자료를 검토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공제회는 공제회대로 혼란만 커졌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사원이 처음부터 필요한 자료만 요청하고 검토했으면 더 빠른 시일 내에 감사가 마무리될 수도 있었다"며 "감사원이 공제회에 대해 매년 감사를 진행해 오던 것이 아니었기에 인력의 전문성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감사에 시일이 걸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지감사에 돌입하면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명확해질 예정이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국내보다는 주로 해외 부동산쪽에 집중해 감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 자체가 국내보다는 해외가 훨씬 크고, 이 때문에 해외 운용사(GP)와 거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실지감사에 돌입해봐야 알겠지만 현재 단계에선 감사원이 국내보다는 해외 부동산에 집중할 걸로 보인다"라며 "다만 공제회는 해외 실물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보다는 해외 GP를 통한 재간접 펀드 위주의 중위험·중수익 위주의 투자를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감사는 공제회의 투자 수익률보다는 ▲투자 과정이 합리적이었는지 ▲절차 상의 누락이 없었는지 등 간접적인 감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대체투자 실집행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자료까지 요청했다"며 "이런 자료까지 요청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감사원에서 손실보다는 투자 과정에서의 보고 누락이나 절차상의 미흡 등을 들여다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의 실지감사가 임박하면서 공제회의 신규 출자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출자 기근에 시달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근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 정도가 출자에 나선 가운데, 국민연금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신규 출자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