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자사주 인수 첫 사례…전량 소각 전망
투자금 일부 회수 시작한 투자자들
소뱅 비전펀드도 1분기 조(兆)단위 엑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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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쿠팡의 초기 투자자 일부가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최대주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B Investment)가 올해 1분기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한데 이어, 주요 초기 투자자인 인도 투자회사 매버릭 캐피탈(Maverick Capital Ltd.)도 최근 2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했다. 특히나 매버릭 캐피탈의 거래는 투자자의 엑시트(Exit)를 위해 쿠팡이 자사주를 인수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미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 2일 매버릭홀딩스가 보유한 클래스A 보통주식 1000만주를 주당 17.79달러에 매입하는 자사주 매매계약(Share Repurchase Agreement)을 체결하고, 3일 거래를 마쳤다.
매버릭홀딩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로 약 2400억원(1억7790만 달러)을 확보했는데, 아직 6000만주 이상의 클래스A 보통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실제로 매버릭 홀딩스는 2021년 쿠팡이 상장한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줄여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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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또한 쿠팡의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3월 4660만여주를 매각해 한화 약 1조2000억원(약 9억달러)가량을 확보했다. 쿠팡이 상장할 당시 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24.5%까지 지분율을 낮췄는데, 올해 초 지분 매각으로 현재는 약 22%대까지 비중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버릭홀딩스 지분 거래는 쿠팡이 자사주로 인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쿠팡이 초기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 일부를 자사주 형태로 인수하는 것은 2021년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쿠팡은 지난해 연매출 약 32조원, 연간 기준 영업이익(617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흑자를 냈다. 이번 자사주 인수 역시 영업이익 흑자에 힘입어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전체 발행 주식수는 약 17억8200만주이다. 이번 자사주로 인수한 물량은 전체의 약 0.6%인데, 인수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창출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다양한 기회를 발굴할 것(The Company is constantly evaluating its capital allocation strategy and will continue to assess various opportunities, including share repurchases, to generate long-term shareholder value.)"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의 가능성도 열려있단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