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우선주 1900억 총액인수…셀다운 난항, 미매각 우려
자본시장 큰 손인 연기금·공제회 유동성 충분하지 않단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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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주관하고 있는 서초동 마제스타시티 타워1 우선주 셀다운(재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고금리로 유동성이 위축되며 투자자 구하기가 녹록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서초동 마제스타시티 타워1(마제스타빌딩) 우선주를 할인 매각 중이다. 우선주 1900억원 중 1100억원의 조달을 맡았는데, 자본시장 큰 손인 공제회 및 연기금이 에쿼티 투자를 꺼리고 있단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일부 물량을 상호금융, 보험사 등에 매각했고 나머지를 캡스톤42호 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데 500억여원이 미매각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작년 10월 코람코자산신탁과 NH투자증권은 마제스타빌딩을 5200억원에 인수했다. 6개월이 넘도록 투자자를 구하고 있는 셈이다.
마제스타빌딩 거래 당시 입지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엇갈렸다. 마제스타빌딩은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해 있는데 주요업무권역인 강남(GBD)에서도 외곽이라 임차인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 부동산 에쿼티 투자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해서 투자 우선 순위에서 다소 벗어났을 수 있단 관측이다.
일부 공제회의 인사 공백으로 투자자 구하기에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경찰공제회와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상당 부분을 매입하기로 했지만 CIO(최고투자책임자) 공석 등으로 투자심의위원회에 안건 부의가 지연됐다. 여전히 투자 검토가 진행중이지만 관련업계선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자본시장 큰 손인 공제회 및 연기금이 국내 상업용 빌딩 에쿼티 투자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 이자율이 오르고 부동산 업황이 둔화되자 공제회·연기금은 에쿼티 투자 대신 대출을 늘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NH투자증권이 미매각된 마제스타빌딩 우선주를 이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NH투자증권은 경찰공제회와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빠진 후 다른 기관투자자를 찾았지만, 절반 정도 물량이 남은 상황이다. 셀다운 기간이 길어지면서 살만한 대부분의 기관에서 해당 딜을 이미 검토했을 확률이 높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재매각해야 하는 우선주 1100억원 중 절반 가량이 미매각 됐다. 공제회 및 연기금들이 에쿼티 투자 자체를 꺼려, 우선주 투자는 옥석 가리기를 하고 있다"라며 "미매각으로 NH투자증권의 자금이 물리면 신규 딜 검토 여력은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