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삼성 고동진·CJ 최은석 국회 입성…강철호는 고배
野 공천 기업인 낙마에도 향후 정국은 범야권 주도
총선 후 겨냥한 시장정책 등 기대 하락…"점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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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영입한 기업인 출신 후보들의 정계 진출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그러나 여당이 참패한 상황이라 제22대 국회에서 이들에 주어질 역할은 제한적일 거란 전망이 많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은 당의 대승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다. 여러모로 희비를 논하기 애매한 결과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기업 출신 정치 신인 5명 중 3명이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당선된 후보는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서울 강남병)과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사장(대구 동-군위갑) 2명으로 모두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기업인들이다.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경기 화성시을)과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부산 사하구을) 후보 등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한 신인들은 모두 낙마했다.
여야가 기업에서 영입한 인재들로만 놓고 보면 여당이 비교적 선전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고동진·최은석 후보 외 강철호 전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경기 용인시정)까지 3명을 공천했다. 강 전 대표이사가 낙마한 것을 빼면 2명을 국회에 합류시켰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초선이 아닌 이언주 의원만이 재선에 성공했다.
여야 간 삼성전자 대 현대차 구도를 펼치며 주목을 받은 고동진·공영운 각 후보가 대조적 성적을 받아든 데 대해선 여러 분석이 오간다.
삼성전자 출신 고 당선인은 ▲삼성동과 잠실운동장을 있는 MICE벨트 조성 및 ▲수원·성남·용인·화성·오산 등을 반도체 메가시티로 지정하는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공약하는 등 첨단 산업을 내걸고 출마했다. 삼성전자 이미지에 부합하는 정책을 발판 삼아 여당 텃밭으로 꼽히는 강남병에 출마한 만큼 66.28%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당선을 확정 지었다.
현대차 출신 공 후보 역시 민주당 강세 지역에 공천을 받았지만 접전 끝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패했다. 고 당선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력 기업 고위 임원 출신이지만 ▲기업가로서 커리어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 외 ▲군 복무 중인 자녀에 성수동 주택을 증여했다는 논란이나 ▲이준석 당선인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유세 활동 등이 패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여당이 총선 전체 성적에서 사상 최대 의석 차로 참패한 터라 희비를 논하기는 어려운 형국이 됐다.
일찌감치 시장에선 고동진 전 사장과 최은석 전 사장 등 대기업 고위 임원들이 여당 공천으로 출마하는 것을 주목하고 있었다. 정부·여당 차원에서 총선 이후를 대비해 상속세·규제입법·보조금·구조조정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던 만큼 이들의 의정 활동이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던 탓이다.
총선 참패로 이들을 발판 삼은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짙어졌다. 범야권은 여당 2배 가까운 의석수를 확보하게 됐다. 여당이 탄핵이나 개헌 지지선인 범야권 200석을 겨우 막았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는 만큼 이번 선거로 여당에 합류한 기업인 출신 후보들의 역할 역시 제약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 등 190석을 확보한 범야권 공약에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범야권에선 ▲법인세 인상·횡재세 추진 외 ▲사회연대임금제(대기업 임금 동결시 세제 혜택) 추진 ▲금리 20% 초과 대출계약 무효 등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들이 공천한 기업인 출신 후보들의 낙마와는 별개로 당분간은 정부·여당보단 범야권이 정국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외에도 관 개입이 강했던 은행지주나 통신사 등 소위 라이선스 과점 사업, KT·포스코 등 소유분산 기업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이 밖에 지경학 변수가 높아지는 반도체·방산·친환경 에너지 등 주력 산업 지원 움직임까지 대통령 남은 임기 3년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