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영향 제한적 관측…공포심리 진정
유가 추이는 지켜봐야…환율 1400대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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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에 따라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되면서 장 초반 1%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가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중동 분쟁 사태가 일단락되는 양상을 보이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리 인하의 핵심이 될 유가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오전 한때 1% 이상 하락하며 2640선까지 내려갔으나, 오후 들어 유가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0.46% 하락한 2669.5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05억원, 118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605억원을 순매수했다.
장 초반 원·달러 환율이 1386원대까지 치솟으며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외국인 수급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후 들어 1383원대로 낮아지며 안정세를 찾았다.
이날 코스피가 장 초반 급락한 이유는 중동 분쟁 때문이다. 지난 주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고조된 탓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이 이날 약세 출발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 사태가 일단락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후 들어 낙폭을 회복한 것도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잠재적 리스크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공포심리가 진정되면서 투자심리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고, 바이든 대통령의 설득으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 철회를 결정했다"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고, 서로 보복 공습을 반복하거나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유가 강세에 따른 전기·가스업의 강세가 돋보였다. 대성에너지(5.66%)와 한국가스공사(6.49%) 등이 크게 올랐고, 단기 조정을 받았던 저PBR 관련주인 현대차(1.47%)와 기아(4.10%), 신한지주(0.72%), 삼성생명(0.25%) 등이 강세를 보였다.
중동 분쟁에 따른 국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국제 유가 추이는 예의주시해야 필요가 있다. 국제 유가가 뛰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더 미뤄질 수 있고, 원·달러 환율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환율이 14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추가 상승 혹은 불안 현상이 길어지면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지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를 더 어렵게 한다"며 "유가 추이는 원·달러 환율에도 가장 큰 변수로,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이 90달러/배럴 수준을 넘어선다면 환율 역시 14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