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점유율은 KPI에 반영…올초 대대적 개편 돌입
다만, 거듭된 삼성운용 인사 영입으로 사내 반발↑
인사제도 개편에도 불신 기류…정규직 감소 의도(?)
-
KB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정체, 인력 이탈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인재 영입에 나섰지만 오히려 사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커지는 모습이다.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외부컨설팅까지 의뢰한 상황인데, 정규직을 줄이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불신의 시선이 적지 않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일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7.4%로 9%에 가까웠던 2022년말 대비 하락 추세다. ETF 순자산총액은 10조2396억원으로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8조1640억원)과 불과 2조원 차이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4.9%에서 12일 기준 5.8%로 상승했다. KB운용이 업계 3위 자리에 안심할 수 없는 까닭이다.
ETF 시장 점유율은 KB금융 내에서 KB자산운용의 KPI(핵심성과지표)를 가늠할 주요 지표로 알려진다. ETF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늘렸는지, 타사와의 격차를 얼마나 키웠는지 등이 평가요소인데, 지금의 추세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새로 부임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앞에 ETF시장 점유율 증가라는 핵심 과제가 놓인 셈이다.
이에 김 대표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 및 인재 영입에 나섰지만, 사내 구성원들로부터 평가가 좋지 못하다. 삼성자산운용 출신인 김 대표가 삼성자산운용 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면서 내부 직원 성과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는 불만이 새어나온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하면서 ETF관련 부서 2개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했는데 그 자리에 삼성자산운용 출신인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 본부장을 영입했다. 통폐합 전 ETF 부서를 이끌던 차동호 이사와 금정섭 이사는 퇴사했다. 최근엔 ETF 사업본부 실장급과 채권운용본부장 자리가 삼성자산운용 출신들로 채워졌다.
외부 영입 증가로 내부에선 업무 동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대표가 창립 이래 첫 내부 승진한 CEO(최고경영자)라는 점에서 배신감이 크다는 해석이다. KB자산운용입장에선 관리자 교체를 통해 인적쇄신을 꾀한다는 의도였지만 좀처럼 직원들과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인사제도 개선을 위한 외부컨설팅을 받기로 한 것을 두고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김 대표는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공무원연금공단 해외투자팀장 출신 운용전문가로 2016년 KB자산운용에 합류했다. 8년 넘게 근무하며 내부 사정과 리스크 요인, 인적자원들의 역량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음에도 굳이 외부컨설팅이라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번 컨설팅을 두고 '정규직을 계약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업황이 녹록지 않은데 반해 KB자산운용의 정규직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이은 삼성자산운용 출신 영입과 기존 인사의 찜찜한 퇴직으로 KB자산운용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번 외부진단을 두고서도 계약직 비중을 늘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 측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우수한 인재 영입에 공들이고 있으며, 특정 자산운용사 출신을 선호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