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밸류업', 외국인 투자자 수급 좋아져
충당금도 감소…KB·NH證 순이익 대폭 상승
다만, 부동산PF 평가 기준 바뀌며 충당금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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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브로커리지였다. 밸류업 기대감으로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상승하며 증권업계가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받았다. 작년에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을 많이 쌓아놓은 덕분에 1분기 충당금 적립규모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사의 부동산PF 평가 기준이 바뀌며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이란 관측에 실적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225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인 1676억원을 35% 이상 상회한 수준으로, 어닝서프라이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상승하며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이 올랐고 부동산PF 및 해외대체투자 관련 비용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1192억원으로 직전분기보다 37.4% 증가했다.
KB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9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전 분기 대비로는 784% 상승한 수치다. 높아진 일일 증시 거래대금과 전통IB 실적의 개선으로 증권사 1분기 실적이 대체로 선방할 것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하나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89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8% 증가했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부동산PF 관련 충당금을 쌓으면서 올해 부담이 줄어든 것도 호실적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의 작년 충당금전입액은 2453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 올해 1분기 충당금은 130억원 수준이다. 대규모 손실을 미리 인식하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이 작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4분기에 적자전환했던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1분기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이 2536억원으로 추산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및 채권발행 수수료 증가와 충당금 감소가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작년 4분기에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 역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해외대체투자 자산 불확실성으로 1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30% 줄어들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이 추정한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은 1652억원이다.
증권사들이 양호한 1분기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실적에 대한 불신의 기류가 감지된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부동산 업황도 해결책이 요원한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해결된 게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평가기준이 세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이란 시선이 제기된다. PF 평가 기준을 현행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회수의문)로 세분화하겠다는 것인데, 부실 가능성이 큰 사업장에 대한 분류를 신설해 금융사들이 충당금을 더 많이 쌓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부동산PF 익스포저가 많은 증권사는 실적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악화우려로 분류한 PF 사업장은 대출액의 최소 2~3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회수의문 사업장에 대해서는 75~80% 이상의 충당금을 쌓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1분기 증시 거래대금이 많이 올랐다. 충당금 부담도 줄면서 증권사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본다. 다만 2분기부터 추가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 변동성도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