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기준 마련해 '가치 뻥튀기' 방지
상반기 중 규정 개선·4분기엔 실태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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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기업공개(IPO) 주관업무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다. 최근 파두사태에서 불거진 중요 위험요인 기재누락과 공모가 고평가 등 일련의 논란으로 주관사 역량과 책임성에 대한 시장 신뢰가 하락한 데 따른 조치다.
9일 금융감독원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6개 증권사(미래, KB, 삼성, 대신, 하나, 신영)이 참여했지만,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없었다. IPO 실적 1위인 NH투자증권이 제외된 것은 파두 사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주관사의 독립성 제고 ▲기업실사의 책임성 강화 ▲공모가 산정의 합리성 제고 ▲충실한 공시 ▲내부통제 강화 등 5가지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개선방안으로 제시했다.
주관사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수료 구조가 개선된다. 현재는 상장에 실패했을 경우 주관사가 수수료를 전혀 받지 못하는데, 앞으로는 중간수수료를 도입해 계약해지 시점까지의 업무 대가를 수취할 수 있게 된다.
공모가 산정과 관련한 기준도 마련된다. 현재는 주관사마다 일관된 기준이 없어 담당 팀별로 평가 기준에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추정치를 사용하거나 부적절한 비교기업을 선정하는 등 합리성과 일관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금융투자협회가 'IPO 공모가격 결정기준 및 절차'를 마련하고 각 증권사에 배포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증권사는 내부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예외를 적용할 때는 내부 승인과 문서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도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중요 투자 위험요소 기재 등 증권신고서 공시 요건도 강화된다. 금감원은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관련 법률위험 등 핵심투자정보의 공시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상반기까지 협회의 규정을 개정하고, 4분기에는 주요 주관사 업무에 대한 실태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IPO 시장의 주요 개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히는 수요예측 제도와 관련해선 하반기 중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