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에 매각할 때보다 20% 올라…딜 무산이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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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캐나다 투자회사 브룩필드자산운용(브룩필드)이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을 성공한 데 이어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리캡(자본재구조화)을 마무리했다. IFC 담보가치가 5조원에 가깝게 측정되면서 예상보다 투자회수금이 커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리캡을 마무리했다. 기존 차입 규모에서 4000억원 가까이 늘린 2조6700억원이다. 앞서 브룩필드는 2019년 리캡에 나서면서 IFC서울 인수금융 규모를 1조8050억원에서 2조2800억원까지 확대한 바 있다.
대출 확대를 통한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브룩필드가 2019년 리캡 당시 회수한 4750억원의 투자금은 배당 형태로 출자자(LP)들에 지급됐다. 이번에도 상환하고 남은 4000억원의 자금은 투자금 회수에 쓴다. IFC 빌딩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들에 유상감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IFC 인수를 위한 투자원금 7500억원을 전액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 다수 금융사가 주선사로 나섰다. 담보대출이 인기를 얻으며 투자자 모집이 마무리됐고, 삼성생명 등 기존에 대주단으로 나섰던 금융사들이 이번에도 참여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IFC 공실률이 0%에 가까운 상황이다“라며 “전 세계에서 한국만 거의 유일하게 오피스 가격이 유지되거나 상승한 영향이 크다”라고 말했다.
대출은 선순위 2조4000억원, 중순위(메자닌) 2700억원으로 나뉘어있다. 당초 계획보다 중순위 모집금액은 300억원 줄었다. 콘래드서울 호텔 인수 측인 ARA코리아자산운용이 호텔과 관련한 중순위 대출은 승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대출 금리는 선순위 5%대, 메자닌 7% 중반으로 알려진다.
금융권에서 평가한 콘래드서울 호텔을 포함한 IFC 담보가치는 약4조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지난 202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IFC 인수에 4조1000억원을 썼을 때보다 20% 이상 오른 값이다. 임대료 등 현재 창출되는 수익을 바탕으로 담보가치를 역산하는데, 팬데믹 이후 IFC몰과 콘래드서울 호텔 수익이 회복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콘래드서울 호텔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브룩필드가 거두는 차익은 조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ARA코리아자산운용은 4000억원 대에 매입가를 써낸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이 써낸 가격보다 최소 600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브룩필드는 IFC자산을 순차적으로 분리 매각할 방침이다.
IFC 매매계약금 2000억원을 둘러싼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소송결과에 따라 추가수익 여부도 가능하다.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서 심리 중인 계약금 반환 소송의 결론이, 연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브룩필드에겐 미래에셋과 딜 무산이 오히려 반전의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해당 기간 동안 IFC 자산가치 상승뿐 아니라 한국팀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평가도 높아졌다. 한국팀을 이끄는 박준우 대표는 SK머티리얼즈 에어플러스 산업가스 설비 인수, 대림그룹과 데이터센터 공동 투자 건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브룩필드 한·중·일 인프라 투자그룹의 대표(Managing Partner)로 승진했다. 브룩필드는 글로벌 차원에서 한국을 주요 투자 대상국으로 올려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