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ㆍ신한證 출신 IB 전문가 영입 연이어
PEF 출자ㆍ딜 소싱 등 기업금융 투자 활발해져
"지방은행, 부동산PF 침체에 새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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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등 지방금융지주들이 IB(투자은행) 업계 베테랑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기업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여신업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BNK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부문 대표였던 김미정 전무를 비롯, 미래에셋증권 PE(프라이빗에쿼티)와 인수금융 소속 인력을 연이어 영입했다. 미래에셋에서 인수금융을 전담했던 김미정 전무는 올해 4월부터 BNK투자증권 IB금융본부장(전무)으로 출근했다. 나머지 인력들은 IB금융본부 산하의 PE부와 IB금융부 등으로 이직했다. 그중에서도 미래에셋증권PE의 절반 수준이 이번에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BNK금융이 PE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BNK투자증권은 지난 2018년 1000억원 규모의 1호 블라인드펀드(PEF) 조성을 시작으로 GP(General Partnerㆍ무한책임사원) 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업금융 전문가인 신명호 전 유안타증권 IB부문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수금융을 비롯한 '정통 IB' 부문 확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JB금융그룹도 JB우리캐피탈을 중심으로 출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이동호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을 영입하고, 연간 6000억원가량을 자본시장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만 ESG블루밍 PEF(150억원), 글랜우드크레딧(200억원), 프랙시스캐피탈(100억원) 등 다양한 펀드에 출자하면서 시장서 'JB모건'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최근에는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의 3000억원 규모 리캡(자본재구조화) 단독 주선을 시도하고 있다. 그간 JB가 소외됐던 영역인 인수금융 시장에서 눈도장을 찍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BNK, JB 외에도 하이투자증권을 소유하고 있는 DGB금융지주 등도 대형 증권사 출신 기업금융 전문가 영입을 지속 시도하고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들만을 위한 별도의 팀을 꾸리는 방향까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지주들의 기업금융 강화 행보는 지방은행발(發) 수익성 악화 속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개인여신과 비수도권 PF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한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투자은행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최근 대형금융지주들이 충당금 적립 여파로 보수적 투자 기조로 돌아선 상황도 지방지주엔 기회로 작용했다. 시중은행의 빈자리를 노려, 고위험·고수익의 IB 영역을 노려보겠다는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그간 IB 자본을 부동산PF에만 투입해오면서 나머지 영역이 소외됐는데, 최근 내부에서 기업금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그중에서도 JB우리캐피탈이 사람을 많이 모으고 실적 개선을 이루는 중"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만큼 리스크 요인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전담 조직과 전문 인력을 대거 확충했지만 아직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있다.
은행의 위험선호도가 딜 수임에 영향을 끼치는데, 대형지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지주는 규모가 작은 만큼 상대적으로 과감한 딜 참여가 가능하지만, 이 과정에서 안정성 확보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방금융지주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무리한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지방은행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PF 부실 우려와 지역 경기 침체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인데, 이 상황에서 투자를 무작정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