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PEF 손사래에 KKR 독자 협상 분위기
사업가치 10조 이상…2조~3조 거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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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모펀드(PEF) KKR이 LG전자의 에어솔루션 사업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에어솔루션 사업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KKR과 협상을 본격화했다. KKR 역시 지난달부터 금융사와 인수금융 조달 논의를 구체화하는 등 투자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작년부터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산하 에어솔루션 사업부의 공동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잠재 투자자들을 접촉해 왔다. ㈜LG와 LG전자의 전략·재무라인에서 투자유치를 이끌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투자유치 주관사다.
에어솔루션 사업부 분할 후 소수지분을 넘기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다만 복수의 글로벌 PEF는 ‘소수지분 투자’, ‘불확실한 전망’ 등을 이유로 일찍 발을 뺐다. 표면적으론 경쟁입찰인데 현 시점 KKR이 사실상 가장 앞서서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KR은 최근 HD현대마린솔루션 투자 성과를 냈고, 대기업을 상대로 소수지분 투자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PE 부문을 이끄는 박정호 대표가 이번 투자를 주도하며, LG전자 출신의 임형석 부회장도 조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거래 구조나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화학사업을 분할해 해외 투자금을 유치하려는 LG화학과 비슷한 행보를 걸을 가능성이 있다. 작년 H&A 사업부문 매출은 30조1395억원이다.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산업용 냉난방 공조기 등 사업의 가치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소수지분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유치 규모가 2조~3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유치한 자금을 연관 산업 M&A에 활용할 전망이다.
LG전자의 에어컨 사업 자체는 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냉난방공조(HVAC)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로선 해외 각지 사업을 실사하기 어렵고, 단독으로 조단위 거래를 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시기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상장(IPO) 모델을 검토할 만한데 만약을 대비해 LG전자가 적절한 회수 보장 장치를 제공해야 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확인되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