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불똥튈라 판매 재개 망설이는 은행
은행 판매 중단에도 증권사 거래는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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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최근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전수조사를 마치고, '상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그럼에도 여전히 은행들은 커버드콜ETF 판매 재개를 망설이고 있다.
혹여나 대규모로 상품을 팔았다가 삐끗하면, 이번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만큼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는 ETF는 즉시 매도가 가능하단 점에서 대규모 손실 위험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있다. 당국은 상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은행권의 '불완전판매' 의혹은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 3월 당국의 조사로 판매를 중단했던 커버드콜ETF 상품의 판매 재개를 고심하고 있다. 은행별 판매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복수의 은행들이 커버드콜ETF 판매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C제일은행이 개별 영업지점을 통해 공격적인 판매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은행권의 커버드콜ETF 판매액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체 은행권에서 순매수한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는 191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선 4월 중순을 기준으로 약 6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국내 상장한 커버드콜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이다.
은행은 ETF 상품을 고객의 요청에 따라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판매한다. 따라서 은행권의 순매수액 증가는 은행에서 신탁으로 판매하는 커버드콜ETF의 규모가 늘었다는 의미다. ELS 사태 이후 새로운 상품을 찾던 은행들이 '월 배당'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커버드콜ETF로 눈을 돌렸단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커버드콜ETF가 인기를 끌면서 은행권의 문의가 크게 늘었지만, 최근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기존 판매사부터 신규로 판매를 검토하던 곳들까지 판매가 '올 스톱'된 상태"라며 "상품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당국의 해석도 나왔지만, 아무래도 ELS 사태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은 커버드콜ETF가 문제가 됐던 ELS와 같이 투자 손실의 위험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소명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만간 판매액이 큰 은행을 중심으로 현장조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커버드콜ETF와 ELS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는 상품인만큼, 손실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커버드콜ETF는 투자 대상이 되는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배당을 받는 방식이다. 자산 가격이 기준 가격보다 떨어지면 즉시 손실을 보는 ELS와 달리 콜옵션을 매도해 취한 프리미엄을 통해 손실을 일부 방어할 수 있다.
또한 커버드콜ETF는 기초자산의 매수와 콜옵션의 매도 역시 거래소를 통한 유통시장에서 이뤄지는 반면, ELS는 기초자산의 특정 조건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고 발행사(증권사)에서 상품을 공급하는 형태라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과는 다르단 설명이다.
특히 만기까지 보유해야 하는 ELS와 달리 커버드콜ETF는 주식처럼 언제든 매도가 가능해 ELS만큼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가능성도 낮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은행권만 '타겟'하는 당국의 조사 기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은행권의 판매가 중단된 이후에도 증권사를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커버드콜ETF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 운용사 ETF 담당자는 "최근 일주일만 봐도 매수 상위권 TOP5 종목들 중 2~3종목은 항상 커버드콜ETF가 차지하고 있다"며 "당국이 워낙 은행에 대한 규제의 끈만 조이다보니 업계에선 '증권사 말고 은행을 통해 투자하면 손실이 나도 배상해주니 훨씬 유리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