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안 논의…CEO 승계 절차 미흡 인식
관련업계선 농협금융 주목…올 하반기 승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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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은행·금융지주 이사회와 릴레이 면담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근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진 농협금융그룹을 겨냥한 게 아니겠느냔 해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주요 은행 이사회 면담을 마치고 29일부터 금융지주 이사회와 릴레이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정기검사 중인 농협은행과 하반기 검사 대상인 국민은행은 검사가 마무리된 후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릴레이 이사회 면담에선 주로 지배구조 개선안이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각 금융사가 제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best practice)’ 로드맵을 바탕으로 이사회 기능 강화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목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진행된 금감원과 이사회 면담에선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 마련 TF가 제시한 내용들을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각 금융사별로 제출하게 한 지배구조 보완 방안 등도 함께 이야기됐다"라며 "모범을 보여달라는 의미로 이해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지주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관련 TF를 구성한 바 있다.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및 감시가 부족하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도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판단이다.
관련업계는 금감원이 CEO 승계 시작 전 조속히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확정하라고 한데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은 특히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 및 평가 등과 관련한 사항의 경우에는 CEO 선임 및 사외이사 평가 등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확정하라는 기조로 알려진다. 하반기 책무구조도 전면도입을 앞두고 한번 더 정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도도 읽힌다.
금융권에선 특히 금감원이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본 농협금융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지주 중 가장 먼저 CEO 승계가 이뤄질 곳이 농협금융지주기 때문이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올해 12월이다. 현재 금융당국의 기조상 9월부터 승계절차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선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농협금융지주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농협금융은 금감원의 모범관행 마련 이후 첫 타깃이 된 곳이기도 하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기형적 지배구조를 이유로 과도한 경영 간섭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에 들어간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 이후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압박을 가한 이력이 있어 농협금융과 재대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를 계속 문제로 삼고 있고 이사회와 면담에서도 지배구조 개선을 당부하는 분위기다. 농협금융 입장에서 신경이 안쓰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