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운용 이력, 프로젝트펀드 수익률 제외
"운용규모 커지는 만큼, 자산 배분 능력도 평가"
감사원 감사에 명확한 기준 마련 필요성
"중소형 운용사 선정 기회 줄었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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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한 출자사업에서 '공동운용사(Co-GP)'와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거둔 수익률을 정량평가 요소에서 제외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모호한 평가 기준을 최대한 제거해 운용 능력을 명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목적이다. 감사원이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감사에 돌입한 상황에서 대체투자부문에서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겠단 취지로도 풀이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공동운용사 이력과 프로젝트펀드 투자 경험을 통해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도전하는 중소형 운용사들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국내 사모대체 블라인드펀드(PEF) 위탁운용사를 선정 중인 공무원연금공단은 공동운용사 이력이나 프로젝트펀드 투자를 통해 올린 수익은 운용사 선정을 위한 정량평가 요소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오랜만에 출자를 재개하는 만큼 다른 기관들의 기준을 참고해 평가 요소를 개선했다"며 "최근 운용사들이 설정하는 펀드의 규모가 커진 만큼 펀드 운용 능력을 더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 평가기준이 모호한 Co-GP와 프로젝트펀드 투자를 통한 수익은 정량평가 시 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공동운용사 형태의 펀드 운용을 통해 거둔 수익을 정량평가 요소에서 제외하고 있는 기관들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복수의 위탁운용사가 공동으로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수익 기여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노란우산공제와 건설근로자공제회 또한 PEF 위탁운용사 선정 시 정량평가 요소에서 공동운용사 펀드를 통한 수익률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국내 연기금 한 관계자는 "공동운용사로 펀드를 운용한 경우, 복수의 운용사 중 한 곳이 메인으로 운용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니 수익률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며 "공동운용사 형태로 거둔 펀드 수익률을 평가 요소에서 제외하고 있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펀드에 대한 평가도 냉정해졌다. 하나의 전략 자산만 담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구조이기 때문에 지원 운용사의 전체적인 운용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제회 한 관계자는 "지원 운용사가 그간 프로젝트펀드를 주로 운용해 왔고 블라인드 펀드 경험이 적다면 투자 자산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며 "프로젝트펀드는 수익률이 높게 나올 수 있지만 그만큼 망가질 가능성도 큰데, 대거 손실이 난 프로젝트 펀드를 입찰제안서에 정확히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수익률이 왜곡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소형 운용사들의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기회가 줄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출자자(LP)의 자금을 일임 받거나 패밀리오피스가 형태가 아니고서야 초기부터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필요에 따라 공동운용사 형태로 펀드를 결성하거나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투자와 회수 이력을 쌓아 기관들의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 도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중소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 관계자는 "최근 기관들이 평가 기준을 강화해 허들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중소형 운용사들이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블라인드펀드 결성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 지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