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O-NE 협력 시작으로 멤버십까지…反쿠팡 겨냥
범삼성가 동맹vs쿠팡 간 전방위 경쟁 치열해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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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전방위 연합전선을 구축한다. 각 그룹사가 축적한 1등 경쟁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나 쿠팡으로 인한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의 적' 쿠팡에 대응하려 범삼성가(家)가 뭉치고 있다.
5일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양사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여 온·오프라인 유통부터 물류, 콘텐츠 사업까지 각사 사업 역량을 집중해 전방위 협력에 나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란 설명이다.
이날 체결식엔 각사를 대표하는 무게감 있는 인사가 참석했다. ▲CJ그룹에선 김홍기 지주사 대표부터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가, ▲신세계그룹에선 임영록 경영전략실장과 한채양 이마트 대표, 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콘텐츠본부장이 나왔다.
큰 틀에선 물류 협업을 기반으로 공동 상품 개발부터 멤버십 협업까지 나아간다는 복안을 내놨다. 신세계 이커머스인 G마켓과 CJ대한통운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하는 식으로 각자 보유한 인프라를 순차로 통합 활용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를 바탕으로 자원 효율성을 끌어올려 공동 상품 개발부터 미디어·콘텐츠 분야까지 멤버십 시너지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이날 "양사는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범삼성가를 대표하는 두 그룹이 사실상 반(反)쿠팡 동맹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양자 동맹의 출발점인 물류 협업의 경우 쿠팡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두드러진 사업 영역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수조원을 들여 지마켓을 인수했지만 존재감이 미미하다. CJ대한통운도 작년을 기점으로 자체 물류 인프라에서 쿠팡에 뒤지기 시작했다는 시장 분석이 지배적이다. 온·오프라인 모두 쿠팡에 밀려나는 구도에서 맞손을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공동 상품 개발 역시 쿠팡 자체 상품(PB)을 겨냥한 행보로 보인다. 온라인 소비 시장 절반에 달하는 지배력을 확보한 쿠팡의 PB 브랜드에 양사가 각기 대응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콘텐츠 분야 멤버십 협업 계획도 마찬가지다. 쿠팡과 같은 락인(lock-in) 생태계 구축을 위해 연합하는 구도다. CJ그룹은 현재 쿠팡플레이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 외 생태계 확장이 불투명한 신세계그룹을 포함하면 온·오프라인 멤버십 기반을 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