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 IPO 추진 속도...현대차 이은 2호 기대감
입력 2024.06.27 07:00
    LG전자, 인도법인 IPO 추진…해외 IB 주관 거론
    연간 매출 3.3조원에 순이익 2313억원
    구주 매출하면 수천억원대 현금 확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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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그룹이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높은 인도시장 가전사업부(H&A) 매출을 기반으로 구주 매출을 통해 증시에서 수천억원대 현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현대차에 이어 인도 증시에 상장하는 ‘2호 회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지 당국의 지원으로 현대차 IPO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자, LG전자를 향한 시장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LG전자 인도법인 ‘LG ELECTRONICS INDIA PRIVATE LIMITED’(LGEIL)의 상장을 위해 외국계 IB들과 현지 로펌들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이 상장 주관사를 맡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조만간 주관사에 맨데이트(공식 권한)를 부여하고 인도법인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 인도법인 IPO를 추진했지만 현지 증시 악화 문제로 상장을 연기하고 푸네 등 현지에 새 공장 및 대리점을 설립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었다. 

      올해 들어 인도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현대차의 IPO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자 LG그룹 내부에서는 한국 법인에 대한 호의적인 인도 증시 분위기를 활용하자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이달 최대 30억달러(한화 약 4조1670억원)를 조달하면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돈다. 현대차는 인도 IPO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현대차와 기아 모두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5조달러(6945조원)을 돌파하면서 미국, 중국, 일본, 홍콩 증시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기관 투자자들을 비롯, 해외 대형 헤지펀드들도 탈(脫)중국 자금을 대부분 인도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상장을 추진한 시점부터 DRHP(예비서류) 제출까지의 텀도 짧고 단계가 간소화된 점이 LG그룹쪽에 드라이브를 걸 만한 요인이 됐다"며 "특히 인도 거래소가 외국 기업들에 우호적이고, 대형 해외 기관 투자자들도 많아 LG 측도 진지하게 추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인도법인은 LG전자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완전 자회사다. LG전자가 27년 전 한화 약 3117억4600만원을 투자해 설립했고, LG전자의 냉장고ㆍ에어컨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선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텔레비전 등 가전을 주로 판매한다.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약 3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2313억원이다. 

      투자업계에서는 LG전자 인도법인이 IPO를 통해 최소 5억달러(한화 약 7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신주 발행 없이 현대차가 보유한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이 유력하다. 인도법인의 순자산은 1조1466억원 가량으로, 기업가치는 최소 3조원대에서 6조원 사이가 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조달한 현금은 구광모 대표가 집중하고 있는 전장사업에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LG그룹 측은"최근 현지 자본시장 성장 추세와 국내 기업들의 IPO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LG전자 인도법인에 대해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상장 추진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