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부담 큰 BTO 방식에 수익성 담보 어려워
승객 수요도 불확실…GTX-A는 목표치 43% 불과
기관들 반응은 '떨떠름'…하반기 완료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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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Great Train Express) C 노선의 금융주선 기관인 KB국민은행이 조달 조건을 확정한 후 본격적인 펀딩에 나섰다. 에쿼티(지분)와 후순위 대출을 합쳐 약 9%대의 금리를 제시했지만, 기관투자가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는 평가다. 승객 수요 불확실성에 수익성 담보가 쉽지 않은 탓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GTX-C 노선의 조달 조건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기관 세일즈(신디케이션)에 나섰다. 3조4000억원 가량의 민간 조달액 중 에쿼티가 약 4000억원, 선순위 대출이 2조4000억원, 후순위 대출이 6000억원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에쿼티와 후순위 대출 금리로 약 9%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선순위 PF의 경우 신용보증기금의 정책금융 덕에 조달이 원활하다는 평가다. 신보는 지난해 GTX-C에 프로젝트당 최대 보증 한도인 1조원의 보증을 승인한 바 있다. 이에 현재 보험사 등 일부 금융기관이 선순위 PF 참여를 확약했거나,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에쿼티와 후순위 대출이다. 현재 연기금, 공제회 등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불확실성에 9%대의 수익률을 담보하기 쉽지 않고, 사업 방식의 특성상 그에 따른 리스크를 민간에서 모두 부담해야 하는 탓이다.
통상 이같은 국가 인프라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최소수익을 보장해주는 MRG(최소운영수익보장)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다만 지난 2009년 세수 낭비 등을 이유로 MRG가 폐지된 후에는 BTO-rs(위험분담형 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시설투자비와 운영비 등을 민간과 나눠서 부담하는 방식으로, 신안산선과 위례신사선, 서부선경전철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GTX-C는 순수 BTO(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다.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직접 지어 소유권은 정부에 양도하고 일정 기간 동안 시설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얻는 구조다. 기간 내 벌어들인 수익을 민간사업자가 모두 가져갈 수 있지만, 수요 부족에 따른 리스크를 민간에서 모두 부담해야하는 만큼 위험부담도 큰 구조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GTX-C는 BTO 사업이라 리스크가 높은 만큼 수익성도 높아야 하는데 현재 제시하는 수익률이 그만큼 매력적인지 의문"이라며 "수요를 예측하는 것도 어려워 수익성이 담보된다고 보기도 힘들다"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주선 기관측에선 운영 2년차까지 수요예측치의 90%를 달성할 경우 목표 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장 먼저 개통한 GTX-A 노선의 상황을 고려하면, 90%에 달하는 수요예측치를 달성하기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GTX-A 개통 첫 한달 수요는 예측치의 43%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아직 일부 노선이 개통되지 않은 '반쪽 개통'인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2년만에 예측치의 90%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금융주선 기관에서 제시한 수요예측치에 대한 정확성도 변수다.
다른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아직 주선기관측에서 제시한 교통량 분석이 기초적인 수준이고, 먼저 개통한 A노선의 수요도 예상보다 적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하반기 중 펀딩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분위기상 자금 모집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