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4000만원대 중후반 넘길까…가격 1조 돌파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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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온 매물 중 가장 우량한 자산으로 꼽히는 강남 '더 에셋 타워'를 두고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각자 측은 최종 인수 후보 세 곳을 추려 재입찰에 나선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한 만큼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더 에셋 타워' 인수 의향을 밝힌 원매자 중 세 곳을 추려 2차 입찰을 진행한다고 전날 공지했다. 최종 인수 후보로 선정된 곳은 삼성SRA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이다. 이들은 오는 15일까지 다시 한번 인수희망가를 제안해야 한다. 거래가격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종적으로 추려진 세 곳은 강력한 전략적투자자(SI)를 확보했거나 블라인드펀드가 있어 자금력에선 경쟁력이 있는 상황이다.
더에셋은 거래가격만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금조달 능력이 딜 성사 관건으로 꼽힌다. 대출을 받는다 하더라도 최소 수천억원 이상의 에쿼티를 모아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 등이 SI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본입찰 참여도 힘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화재를 SI로 확보했다고 파악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현재 더에셋의 상당 부분을 임차해 사용 중인 세입자기도 하다. 당초 서소문 빌딩의 리모델링이 끝나면 더에셋을 나갈 계획이었으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사옥을 그대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아울러 다른 기업들이 더에셋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오피스 빌딩을 지켜야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SRA자산운용이 삼성화재를 등에 업고 더에셋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수희망가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써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삼성화재는 대출도 취급하고 있으므로 삼성SRA자산운용이 인수할 경우, 자금조달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현대차증권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를 검토 중으로 알려진다. 현대차증권이 참여하는만큼 배후의 자금원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목된다. 현대차증권이 더에셋 에쿼티를 총액인수할 예정인데 현대차그룹이 이를 인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앞서 더에셋 공동 인수를 제안한 운용사들에 부정적 의견을 낸 적이 있어 인수 진정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삼성화재 거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인수에 뛰어들 요인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SI는 없지만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및 상장 리츠 자금을 활용해, 전사적으로 더에셋 인수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21년 교직원공제회로부터 위탁받아 운용 중인 부동산 블라인드펀드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약정액)가 남아있다. 만기 30년짜리로 약정 규모가 4000억원 이상이다. 이와 함께 이지스밸류리츠가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더에셋 거래가격에 쏠리고 있다. 평당 거래가격이 4000만원대 중후반에서 성사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 경우 매각가는 1조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코람코신탁의 지난 2018년 매입가는 7500억원 수준이었다. 거둬들일 차액만 3500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더에셋 이상의 우량 매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부동산 경기가 둔화한 상황에도 우량 매물에 대한 인수 열기가 예상을 뛰어넘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