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지원법' 비판 영향
차익 실현 나선 외인·기관, 개인만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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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스피 지수가 결국 2800선을 반납했다. 최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불투명해지며 반도체주가 급락한 탓이다. 기관과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일제히 매도에 나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1.02% 떨어진 2795.4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일 이후 약 2주여 만에 2800선을 반납했다. 반도체주의 하락폭이 컸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2.88%)와 SK하이닉스(-1.41%)가 각각 8만4400원과 20만9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도체 지원법'을 비판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이 우리의 반도체 사업을 모두 가져갔다"라며 "대만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지만 그들이 모두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해외 반도체 기업에 적용되는 보조금 이슈가 재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조 바이든 현 행정부도 동맹국 반도체 기업이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강도 높은 제재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4229억원을, 기관은 3636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만 7850억원을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저가매수에 나섰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중순 이후 증시 급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연초 이후 확실한 매수 주체였던 외국인이 매도 압력을 확대하는 영향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중 무역 분쟁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악재란 평가다.
변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8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큰 폭의 수출 악화와 증시 하락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더욱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