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중 연체율 모두 '최대치'
고DSR 대출 비중 규제 완화 적용 탓
현장점검 나선 당국…농협銀 타깃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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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대출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5년만에 연체율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체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탓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나섰다.
5대 시중은행(농협·국민·신한·하나·우리) 중에선 농협은행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연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당국의 이번 현장점검에서 농협은행이 '타깃'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계대출 점검이 향후 기업대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의원실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5월말 기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가계대출은 0.37%, 기업대출은 0.65%를 기록했다. 각각 타 시중은행 평균 대비 7bp(1bp=0.01%포인트), 24bp 가까이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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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의 대출 규모 자체는 다른 시중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다. 가계대출 규모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세 번째이며, 기업대출 규모는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작다. 그럼에도 불구, 연체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대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평가다.
한 국회 관계자는 "대출 규모가 크지 않은데 연체율이 높다는 건 실행한 대출의 '질'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라며 "특히 기업대출은 타 시중은행 대비 연체율이 눈에 띄게 높기 때문에 대출 집행 과정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방은행과 일부 인터넷은행에 대해선 서면으로 자료를 받아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을 통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해 대출을 취급한 사례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DSR 한도가 찬 차주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는 관행을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차주별 DSR 규제는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DSR 70%와 90%가 넘는 고DSR 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의 각각 5%와 3%내에서만 가능하다. 다만 농협은행은 농업인 지원 등을 감안해 DSR 70% 초과 대출 비중은 15% 이내, 90% 초과 대출은 10% 이내로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농협은행의 연체율이 타 시중은행 대비 높은 것은 이러한 완화된 규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당국이 이번 점검을 통해 농협은행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적용받는 고DSR 대출 비중 규제가 다르다"라며 "이번 점검으로 규제 자체가 강화되진 않더라도, 연체율 관리를 위해 앞으로 고위험 차주에 대한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계대출 점검이 향후 기업대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계대출만큼 기업대출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출 규모 자체도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큰 탓이다. 이 경우, 연체율이 타 시중은행보다 크게 높은 농협은행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업대출 점검에 대한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다만 기업대출 연체율이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 부분 역시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