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블록딜 주관사 명단에선 빠져
IMM PE가 원하는 조건 못 맞춘 듯
보수적 영업기조에 대형 블록딜 거래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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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올해 들어 두번째로 우리금융지주 지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진행했다. 1차 블록딜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린 골드만삭스가 빠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골드만삭스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 아니었냐는 평가가 나온다. '키맨'들이 잇따라 이탈하며 세일즈 파워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블록딜은 결국 '할인율'과 '모객'이 핵심인데, 매도자 측 눈높이를 맞출 정도의 제안을 하지 못했다는 뜻인 까닭이다.
IMM PE는 지난달 30일 장 종료 후 우리금융지분 2.33%(1677만8107주)를 블록딜 했다. 매각대금은 총 2640억원으로(주당 매각가격 1만5737원) 종가 대비 3.63%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UBS증권이 맡았다.
당초 1차 블록딜 주관사 명단에는 골드만삭스의 이름도 함께 올라 있었다. 그러나 이후 실제 자금모집 과정에서는 골드만삭스의 이름이 빠졌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제외된 데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IMM PE는 지난 2월28일에도 블록세일로 지분 1.7%를 매각했는데, 당시엔 골드만삭스ㆍUBS증권ㆍ삼성증권 3사가 모두 참여했던 까닭이다.
IMM PE는 이번 2차 블록딜에서도 세 주관사 모두에게 조건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조건을 제시받은 매도자 IMM PE는 최종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골드만삭스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건을 제시받은 후 논의과정에서 세 군데를 써서 할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이 나와 골드만삭스를 제외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최근 일주일 사이 10% 이상 상승했다. 주가가 단시일내에 오른만큼 주가가 단기 고점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 난이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의 맨 파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1~2년새 정형진 대표 등 '키맨'들이 잇따라 이탈하며 세일즈 및 마케팅 능력이 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블록딜 같은 루틴한 거래에서 매도자 측이 만족할만한 조건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건, 근본적인 경쟁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전평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UBS가 자체 자금을 활용해 블록딜 하한가를 보장하는 이른바 ‘북빌딩’을 제안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선 IMM PE와 UBS증권 모두 북빌딩 방식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금융지주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 북빌딩 없이도 딜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한 거래 관계자는 “금융지주 주가가 오름세라 기관투자자 수요가 있어서, 북빌딩 없이 딜이 진행되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증권과 UBS증권은 제시한 할인율 밴드 내에서(3%~5.5%) 거래가 성사됐다. 골드만삭스로선 아쉬운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통상 4% 정도의 할인율이면 IB 입장에선 접근 가능한 수준의 할인율인 까닭이다. 1차 블록딜 할인율도 3.6%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UBS에서 할인율 밴드 내에서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수적으로 접근한 골드만삭스는 대형 블록딜 거래를 놓치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