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FI들과 충돌ㆍ부채인식 등 회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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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추가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SK온 주식을 유동화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일부 대형 증권사와 PRS(주가수익스왑; Price Return Swap)계약을 맺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이 같은 형태로 지분 일부를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온 구주, 혹은 SK온이 발행하는 신주를 대상으로 증권사와 PRS 계약을 맺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최종 조달 규모는 논의 중인 가운데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논의 속도로는 8월 내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다.
PRS는 계약 만기 시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증권사는 수수료 수익과 원금 보장을 받게 되며, 계약 기업은 자산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다. K온의 주식가치에 대한 향후 수익 혹은 손실을 증권사와 공유하는 일종의 채권이나 주식담보대출과 유사한 계약이다.
SK이노베이션이 구주를 증권사에 매각할 경우, 매도 자금을 SK온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SK온이 유상증자를 한다면 증권사들이 SPC(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제3자 배정을 받을수도 있다.
SK온은 조단위 규모의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모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도 7조원대 설비투자(Capex)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별개로 적자는 매년 누적되는 상황으로 2분기에만 영업손실 4601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까지 겹치면서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프리 IPO(상장전 지분투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상황이다.
PRS를 통한 자금 조달은 기존 SK온에 자금을 댄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충돌이 일단 방지된다. 수차례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여온 SK온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때 이전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그 조건을 기존 투자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합의한 바 있다.이에 새 투자자 유치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PRS는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거래 방식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이 원하는 기업가치에 맞출 가능성이 높다. PRS는 정산 시기에 자산가격 변동분을 계약기업으로부터 보장받으면 되기 때문에 담보물의 가치보다는 신용도가 중요하다.
또한 PRS는 증권사가 자산의 소유권을 가져가기 때문에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올 초 그룹 계열사들에게 부채비율 관리를 당부하면서 PRS 방식이 강력한 선택지로 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19년 SK디스커버리 역시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 지분 전량을 PRS 계약을 통해 매각한 바 있다. 최근 사례로는 자산 유동화에 한창인 CJ ENM이 지난 5월 PRS 계약 방식으로 넷마블 주식을 처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2500억원을 수혈받았다.
이번 거래와 관련, SK온과 SK이노베이션은 회사측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