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도 예년에 못 미칠듯
파트너들 이탈 유인 있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비용통제 나서면서 수요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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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빅4 회계법인 파트너들이 올해 예년보다 못한 성과급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빅4 공히 실적이 전년 수준 유지에 급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계법인들은 성과급 시즌에 파트너들 이탈을 걱정해야 하지만, 올해 사정은 다르다. 빅4 회계법인 모두 적극적으로 경력채용에 임하지 않고, 다른 업권에서도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다. 결국 딱히 갈 곳 없는 파트너들만 속앓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정회계법인(3월말 결산)이 2024년 결산에서 85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 대비 124억원(1.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22억원에서 22억원으로, 당기순이익 96억원에 78억원으로 감소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회계감사 매출은 전년 2443억원에서 2893억원으로 증가했다. 세무자문 매출은 전년 1301억원에서 1453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경영자문 매출은 4655억원에서 4178억원으로 477억원 감소했다.
한 빅4 회계법인 관계자는 “경영자문(재무자문) 부문에서 이익이 올해 다들 10%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M&A 기근이 2년째 이어지면서 회계법인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5월말 결산을 한 안진회계법인의 실적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진도 삼정과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알려진 바로는 매출이 작년 수준이거나, 한 자릿 수 정도의 성장 정도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안진은 지난해 파트너 성과급 지급 등으로 적자를 기록한 바 있기 때문에 파트너들 사이에선 얼마의 성과급이 지급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안진보다 먼저 성과급을 지급한 삼정 회계법인은 작년 수준에서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진도 삼정의 성과급과 비교해서 파트너 성과급을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작년 적자를 감내하고도 파트너 성과급을 준 만큼 올해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빅4 회계법인들 사이에선 경쟁 회사의 성과급 지급을 보고 회사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성과급을 먼저 지급한 삼정의 경우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삼일 정도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작년 결산에서 빅4 회계법인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4%가 줄어들었다. 안진은 적자전환 했고, 한영은 85.4%, 삼정은 43.4%가 줄었다. 삼일은 14%가 줄어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상황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빅4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이 정체되면 파트너들간 반목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결산을 마친 삼정을 살펴보면 세무부문은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고, 감사부문 실적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결국 경영자문에서 얼마나 선방하느냐가 회계법인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정만 하더라도 경영자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른다. 하지만 자문업무의 특성상 일 잘하는 일부 파트너에게 일감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들로선 이전보다 매출에서 책임지는 부분은 커졌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작다고 느낄 수 있다. 회계법인은 파트너 조직으로 이뤄지다 보니 특정 부문과 파트너에게 성과급을 몰아주긴 힘든 구조다.
통상 이런 경우 파트너들이 팀 단위로 경쟁 회계법인으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올해엔 그러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빅4 회계법인 인력충원 보다는 비용관리에 초점이 맞춰줘 있어서다.
코로나 시기 경력직 채용경쟁이 붙으며 빅4 이탈률이 20%를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모두 크게 낮아졌다. 삼일의 경우 이탈률이 5%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다시금 M&A업무가 활발해지고, 자문 수요가 늘면 몇년간 원하는 성과급을 받지 못한 파트너들의 대거 이탈이 일어날 수는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이직이 크게 줄었다”라며 “파트너들도 속으론 끙끙 앓지만 그렇다고 이직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