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수량도 36만여주
스톡옵션 행사차익 포함 보수만 100억원 이상
남은 스톡옵션 행사시 60억 이상 차익
회사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 계획 당분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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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90억원 규모 스톡옵션을 행사해 '부자' 반열에 오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스톡옵션 잔액이 여전히 6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공모가 대비로는 반 토막, 고점 대비로는 8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며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이 고통받는 가운데 '일부 경영진'만 성장의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호실적의 배경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 장사'가 꼽히며 과연 현 경영진에 인터넷은행이라는 사업에 대한 청사진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두고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고, 일부 리서치들은 성장성 둔화를 이유로 목표가를 인하하며 불안감은 커지고만 있다는 평가다.
7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8.7% 상승하며 2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불과 2일 전만 해도 장중 1만8000원선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에 근접했지만, 7일 발표한 호실적을 기반으로 오랜만에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큰 그림으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2021년 기록한 사상 최고가 기준으로는 78% 하락한 상태이며, 상장 공모가(3만9000원)와 비교해도 반 토막에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한때 성장주 대접을 받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배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지만, 지금은 1.6배를 겨우 인정받고 있다.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이전같지 않다는 평가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3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내년부터는 성장률이 한 자릿 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더해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주식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고질적인 원인으로 거론된다.
총수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수감된 상태다. 해당 혐의가 유죄로 판결날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지배구조가 격랑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카카오뱅크 주주들로선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경영진 모럴해저드로 피해를 입은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상장 이후 10만원을 향해 가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카카오페이 임원진들의 ‘스톡옵션 먹튀’ 사태가 터지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해당 사건은 2021년 12월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한달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문제가 됐던 건이다. '불똥'은 카카오뱅크로도 튀었다. 해당 이슈가 카카오 계열사들의 주가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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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이 도마위에 올랐을 뿐, 카카오뱅크 경영진들 또한 해당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진 않았다.
당시 카카오뱅크 경영진도 상장 직후 스톡옵션 행사로 상당한 차익을 누렸다. 김석 최고전략책임자(약 26억원), 신희철 최고인사책임자(약 32억원),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약 76억원),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약 25억원), 이형주 최고비즈니스책임자(약 48억원) 등이 상장 직후 또는 수 개월 내 차익 실현이 가능했던 금액은 약 200억원에 달한다.
윤호영 대표도 상장 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9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갔다. 이는 윤호영 대표 보수가 공시를 통해 공개되며 알려지게 됐다. 윤호영 대표는 2019년 3월 스톡옵션 52만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5만6000주를 상장한 해에 행사했다. 당시 윤 대표는 기준주가 6만2886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함으로써 행사가격(5000원) 제외하고 주당 5만7886원의 차익을 가져갔다.
상장직후(8월)부터 연말까지 카카오뱅크 주가는 6만원과 9만원 사이를 오갔는데 이때 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가 그해 12월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비슷한 시기 윤 대표도 스톡옵션을 행사한 셈이다. 아직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 물량만 36만4000주 수준이다.
이에 대해 당시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실제 주식이 교부된 것은 아니라서 유통 물량 증가”며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과는 선을 그은 바 있다. 더불어 카카오뱅크 측은 윤호영 대표의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계획은 당분간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카카오페이 경영진 및 윤 대표 스톡옵션 행사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가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보긴 힘들단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윤 대표로선 나름 최적의 타이밍에 스톡옵션을 통한 차익을 거둔 셈이다. 이후 윤 대표는 매년 연봉을 10억원 가까이 수령하는 등, 카카오뱅크에서만 스톡옵션 행사차익을 포함해 100억원 이상의 보수를 챙겼다.
윤 대표는 주당 5000원에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 물량이 여전히 36만주나 남아있다. 추가적인 스톡옵션 차익도 챙길 수 있다. 현 주가 수준에서도 주당 1만5000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 60억원 수준의 수익실현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월급쟁이'로서 윤 대표의 손익계산서는 이미 상당부분 흑자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와중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의 손실은 확대되는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 잔여물량은 295만주 정도다. 공모가 3만9000원 기준 평가 손실 규모만 516억원대에 달한다. 상장 당시 우리사주 배정 물량이 1300만주 였다는 점에서 이미 많은 직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의 주가 방향성 역시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하반기부터 카카오뱅크 실적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한 '이자 장사' 비중이 크게 늘며,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다. 현재 '신용대출' 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따지는 산정방식에서 '총 여신' 내 대출 비중으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게 언급되는데, 이 경우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0%대로 뚝 떨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 경영진이 주담대를 성장성과 수익성의 해법으로 내세웠는데,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와는 거리가 먼 결정"이라며 "금융당국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담대를 줄이고,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확대하게 되면 수익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디.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도 이슈다. 이는 이익 체질 저하로 이어져 4분기 중 발표 예정인 주주환원책에도 영향을 주게 될거란 평가다. 아직 자본축적이 필요한 카카오뱅크로선 주주환원책이 '드라마틱'하기 힘든데, 여기에 성장성까지 훼손된다면 주가 역시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스톡옵션 먹튀, 총수 구속 등 카카오가 만든 자본시장 이슈에 가장 피해를 본 당사자는 카카오뱅크 주주들일 것이다"라며 "실적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주가를 짓누르는 요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