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상업용 부동산 투심은 부담
분양시기 전 지산 투심 회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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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서울 가산동 LG전자 연구소 부지 개발사업의 본PF 전환을 앞두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투심이 분양 시점까지 회복되지 않을 경우 현대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창개발(시행사)과 현대건설(시공사)는 해당 부지를 지식산업센터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대주단을 꾸려 도급계약과 대출약정을 체결했으며, PF 대출은 다음 달에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책임준공을 확약했다. 내년 2월에 착공해 2026년 5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차주인 인창개발은 이번 본PF를 통해 4500억원을 조달한다. 현대건설은 총 4500억원 중 ▲선순위 2000억원은 대주단에 이자책임조달을 제공하며 ▲후순위 2500억원은 보증을 선다.
PF 업계에 따르면 해당 지식산업센터는 분양률 40%를 기록하면 선순위 대주단이 대출금을 전부 회수(엑시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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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상업용 부동산 PF 부실의 한 축인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지식산업센터의 매매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거래가 늘었지만, 가격을 인하해 매각한 사례가 늘어난 결과다.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 지수는 지난 2022년 2분기 고점 대비 20% 하락했다.
경·공매도 증가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경매 시장에 나온 지식산업센터는 총 688건으로 전년도(403건)에 비해 70%나 늘었다. 반면 낙찰률은 28.9%로 전년 45.2% 대비 16.3%P 줄었다.
최근 주거용 부동산 투심이 일부 회복되는 추세지만, 아직 온기가 상업용 부동산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PF 업계에서 이번 본PF 전환을 두고 부동산 경기와 투심 회복을 기대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PF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공사가 재무안정성을 위해 브릿지론 만기를 연장하기보다 일단 본PF로 전환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대건설이 손실을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건설이 보증한 금액은 브릿지론 당시 1690억원에서 본PF로 전환하며 2500억원으로 늘어났다. 선순위 대주가 대출금을 회수하는 기준인 분양률 40%를 못맞추면 현대건설이 이자 조달을 책임져야 한다.
현재 신용평가사들은 현대건설의 조 단위 대형 프로젝트 진행 상황과 이에 따른 PF우발채무 규모를 주요 모니터링 사안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의 PF우발채무는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5조원이다. 80% 이상이 미착공 사업장이며, 이 중 90% 이상이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뤄져있다. 조 단위 사업은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 지역에 위치해있지만, 업황 둔화로 주요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성이 과거 대비 낮아졌다. 사업 일정이 지연돼 본PF 전환이 늦어질 경우 현대건설의 재무안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가산LG부지 외에도 가양CJ부지, 힐튼호텔 부지 등 사업을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식산업센터가 시장에서 다소 소외되고 있으나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최적의 분양 시점을 고려하고 있다"며 "(2026년 5월 개시 예정인) 분양은 시장 여건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