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하락에 해외 유력 피어그룹 주가 하락 아쉬워
"경기 민감도 높은 공작기계 기업…내년 상반기가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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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3위 공작기계 제조기업 DN솔루션즈(前 두산공작기계)가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에 9월말쯤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9월말~10월초쯤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신청서 준비를 하고 있다. 예비심사 통과 이후 상장까지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중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UBS증권 등 3곳이다.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대 10월 초까지는 예비심사를 신청하기 위해 작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라며 "지금으로선 내년 초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장에 속도감을 내면서, DN그룹이 DN솔루션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맞이한 재무적투자자(FI)들과 약속한 상장 시점을 가까스로 지킬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2022년,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가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를 통해 DN솔루션즈를 인수할 당시, DN그룹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KB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내년 1월 27일까지 상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지난 3월 DN솔루션즈가 추진한 프리IPO(상장전지분투자)에 참여한 신규 FI들에게는 2027년을 상장 기한으로 제시하며 잡음이 일었다. 주관사도 프리IPO 추진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에 선정한 점도 상장 지연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존 FI들과 약속한 상장 시기를 준수하지 않고 신종자본증권 전부를 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이는 곧 평판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라며 "새로운 FI들과 2027년으로 상장 기한을 못박아두면서 잡음이 일긴 했지만 기존 FI들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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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솔루션즈의 몸값은 최대 3조~4조원대로 거론되는 중이다. DN그룹에 인수된 이후 DN솔루션즈의 순익은 2022년 2244억원, 2023년 3204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지난 3월 프리IPO 유치 당시엔 2조6000억원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DN솔루션즈 지배주주순이익 기준으로 주가순이익비율(PER) 8.1배 수준이다.
8월 들어 유력한 해외 피어그룹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국내 공작기계 시장점유율 2위인 현대위아의 시가총액은 1조4277억원 수준으로, 눈높이에 맞는 밸류 산정을 위해선 해외 기업을 피어그룹에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 상장사인 디엠지 모리(DMG Mori), 오쿠마(OKUMA) 정도가 피어그룹 후보군으로 꼽혔다. 모두 일본기업으로, 올해 중순까지 주가가 급등하며 밸류에이션 관련 기대감이 커졌다.
8월 초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역사적 엔저(円低) 현상이 종료되며 일본 증시 주요 지수가 폭락하면서 두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일본의 디엠지 모리(DMG Mori)의 주가는 5월 4810엔 수준에서 3300엔대로 떨어졌다. 8월초 2700엔대 수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오쿠마(OKUMA)는 7월 8200엔 수준의 주가를 형성했지만 6000엔대로 떨어졌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4785억엔(한화 4조3930억원), 2039억엔(1조8723억원) 수준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피어그룹으로의 선정이 유력하다고 거론되는 일본 기업들의 주가가 빠진 건 아쉽지만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공작기계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이 일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내년 상반기가 상장 적기일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