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PSA·크레센도 줄손실 현실화 가능성
펀딩 참여하려던 LP들 분위기도 싸늘해져
컬리·토스·야놀자 등 플랫폼 파급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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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대규모 투자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티몬ㆍ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액 상각 처리가 본격화되면서, PEF 업계에도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이하 IMM인베)는 2019년 위메프에 투자했던 약 1200억원을 최근 전액 상각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한 이래로 회사 측이 채무 변제안 및 경영 정상화 계획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펀드 투자금을 손실로 인식한 것이다.
IMM인베는 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위메프에 약 120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4.8%를 확보했다. 투자 당시 위메프의 기업가치는 약 2조5000억원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투자였다. 이후 큐텐그룹이 위메프를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IMM인베는 지분 매각 대금을 현금이 아닌 주식매매대금 채권 형태로 받았다.
IMM인베가 보유 채권을 상각 처리하면서, 투자에 활용된 PEF는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한 펀드에서 1200억원의 손실이 한꺼번에 발생했기 때문에, 해당 펀드 투자자(LP)들의 불만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IMM인베가 결성하는 PEF 1개의 평균 규모가 4000억원 안팎인 만큼, 1200억원의 손실은 펀드 수익률(IRR)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손실 추정액이 커서 일부 LP들은 IMM인베 펀딩 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큐텐그룹 투자금 상각은 IMM인베에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큐텐그룹과 관련된 7개의 펀드가 일부 상각 처리를 확정했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는 지난 2015년 티몬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이래로 추가 자금을 투입해왔고, 풍산그룹의 PS얼라이언스와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Intermediate Capital Group)도 2021년 초 3050억원 규모의 티몬 교환사채(EB) 투자에 참여했다. EB 만기는 올해까지지만, 티몬에 유동성이 부족하고 티몬 주식 가치도 폭락한 상황이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코스톤아시아, 캑터스PE 등이 큐익스프레스에 투자한 금액만 해도 수천억 원에 달한다. 이들 PEF는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으나, 티메프 사태로 인해 상장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큐텐그룹 사태로 인해 카카오·컬리·토스·야놀자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평가된 IT 및 이커머스 기업들에 대한 투자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PEF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큐텐·카카오엔터테인먼트·컬리 등에 투자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SSG닷컴·요기요 등에 투자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중견 운용사들은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은 투자 당시에도 내부 인원들끼리 의견이 치열하게 갈릴 정도로 리스크가 있었던 사업인데, 최근 큐텐그룹 사태를 기점으로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카카오, 이커머스 등은 투자 단위가 커 대형 운용사도 손실 인식을 시작할 경우 LP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