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래 모두 KKR·한앤코가 유력 후보로 거론
놓쳐서 좋을 리 없는 매물들…이변 있을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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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용 가스 업체인 에어프로덕츠코리아·SK스페셜티 매각의 막이 오른다. 사업 내용은 달라도 인기가 많은 반도체향 인프라 자산인 데다 예상 몸값만 4조~5조원에 달하는 랜드마크 딜이라 인수합병(M&A) 업계의 시선이 집중돼 있다. 이미 각 거래에서 KKR과 한앤컴퍼니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어 예상 밖 변수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오는 13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지분 100%다. 같은 날 SK그룹 역시 잠재 원매자들로부터 SK스페셜티에 대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기로 했다.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 가장 덩치가 큰 거래가 동시에 출발선을 끊는 셈이다.
현재 시장에선 두 거래 모두 KKR과 한앤컴퍼니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경우 공개매각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KKR이 인수전을 준비하며 시중은행과 손발을 맞춰왔다. 이 때문에 경쟁사의 고민도 큰 상황으로 전해진다. 별도의 주관사가 없는 SK스페셜티 매각 역시 한앤컴퍼니가 일찌감치 SK그룹과 소통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자문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에선 가격을 높게 쓰는 것 외 다른 전략을 쓰기 어려울 정도로 KKR이 방어선을 잘 구축해둔 편"이라며 "SK스페셜티는 이보다 더더욱 후발주자가 뚫고 들어갈 틈이 안 보이는 거래로 오르내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입찰 경쟁이 본격화하며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선도 많다.
우선 양사 모두 글로벌 인프라 펀드나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입장에선 놓쳐서 좋을 리 없는 매물로 꼽힌다. 산업용·특수가스 업체인 양사 모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우량 반도체 기업과 장기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두루 갖춘 조 단위 거래다 보니 여력을 갖춘 PE들의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단 평이다.
앞서 태영그룹의 에코비트 매각전에서 고배를 마신 곳들이 이번 거래에 줄을 서있기도 하다. 내년쯤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DIG에어가스(대성산업가스)를 제외하면 한동안 이만한 거래 기회는 없다. 자연히 자문 업계와 인수금융 주선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역시 거래 결과나 구조에 따라 올해 연간 실적 경쟁에서 단숨에 앞서나갈 수 있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이번 두 거래에 발을 걸치고 있는 빅네임들로선 거래 기회를 놓치는 것 자체도 상당한 타격이 된다"라며 "실적이 필요한 것은 자문사나 인수금융 주선사들도 마찬가지라 복병이 있을지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