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최대주주된다
입력 2024.09.12 17:58
    장씨·최씨 두 가문 75년 공동경영 종지부
    MBK측, 공개매수로 과반 지분 확보할 계획
    •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된다. MBK파트너스가 최윤범 회장과 지분율 경쟁을 벌이던 영풍 측으로부터 경영권을 취득하면서, 고려아연의 장씨와 최씨 두 가문의 75년 공동경영도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12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주)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의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양측은 MBK파트너스 주도로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고,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장씨일가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 받기로 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주주간계약 체결 직후 장내에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을 매집해 고려아연 지분율을 과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장씨일가 측은 고려아연의 지분율 약 32%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던 최 회장과 우호 세력의 지분율은 약 30%로, 양측의 지분율 격차가 2%포인트(p)에 불과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게 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으로부터 고려아연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주주 역할을 넘겨받게 된다. 이번 주주 간 계약은 그동안 장씨-최씨 간 동업자 관계가 정리되고, 영풍그룹 주력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에 변화가 온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한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지난 75년간 2세에까지 이어져 온 두 가문 공동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며 "3세에까지 지분이 잘게 쪼개지고 승계된 상태에서 그들이 공동 경영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비철금속 1등제련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MBK 파트너스와 같은 기업 경영 및 글로벌 투자전문가에게 지위를 넘기는 것이 창업일가이자 책임있는 대주주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 측은 "모든 주주를 위해 지배주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3월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 측의 반대로 일부 안건이 부결됐고, 창업주 집안 간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었다. 이에 앞으로 최씨-장씨의 경영권 갈등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다. 

      고려아연은 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다.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담당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