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피어그룹 'PBR 5배 미만' 제한에도 '고평가' 잡음…설득 논리 '주목'
입력 2024.09.13 16:26
    카카오뱅크·해외社 2곳 피어그룹 포함…몸값 최대 5兆
    내달 10일부터 기관 수요예측…'BaaS'로 밸류 설득 나설까
    "플랫폼社로 포지셔닝 해야"…두나무 그늘 여전한 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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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케이뱅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5배 미만으로 피어그룹 선정을 제한했음에도 자본총계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밸류에이션이 적용됐다는 평가가 없지 않은 분위기다. 

      케이뱅크는 피어그룹 선정 시 BaaS(서비스형은행·Banking as a Service) 사업 영위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 등 마케팅 포인트로 꼽는 모습이다. 그러나 기관투자자(이하 기관)들은 그간 암호화폐 거래 계좌 연결을 통해 성장한 만큼 플랫폼 기업으로서 기업가치를 설득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3일 케이뱅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전체 공모 주식수는 8200만주이며 공모희망가는 9500~1만2000원이다. 최상단가 기준 최대 공모 금액과 예상 시가총액은 각각 9840억원, 5조3억원으로 추산된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맡았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인수사로 참여한다.

      케이뱅크는 내달 10일부터 5영업일 동안 국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가를 확정한 뒤 21일부터 이틀간 공모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피어그룹에는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일본 증시에 상장된 SBI스미신넷뱅크(SBI Sumish Net Bank),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뱅코프(Bancorp) 등 해외기업 2곳이 포함됐다. 두 기업 모두 연초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른 곳들이다. 

      당초 누홀딩스가 포함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으나 피어그룹에는 제외됐다. 피어그룹 선정 과정에서 'PBR 5배 이상'인 곳들을 제외하면서다. 피어그룹에 포함된 기업들의 PBR은 1~3배 정도로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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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을 피해가는 모습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높은 기업가치가 산정됐다는 인상평을 내놓는다. 피어그룹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자본총계와 순이익은 케이뱅크의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SBI스미신넷뱅크와 뱅코프의 자본총계는 모두 10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1조원 후반대에 불과하다. 순이익도 비교기업들과 20~30배 차이가 난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PBR 5배 이상인 기업을 피어그룹에서 제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카카오뱅크(1.62배)보다 높은 PBR이 산정되고 적용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평가액 대비 할인율의 최저가 7% 수준인 점도 꽤 낮다고 보여진다. 연초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도 할인율 최저선이 21%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기관들은 케이뱅크가 암호화폐 거래 계좌 연결 등 플랫폼 기업임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야 산정된 기업가치가 설득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두나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급성장해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 예금 중 16.8%가 두나무의 법인 예금 계좌에서 기인하는 등 수익성에 있어 영향력이 매우 큰 편이다.

      케이뱅크는 증권신고서에 "비록 당행은 BaaS 및 기타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사업 파트너 수를 활발히 늘려왔으나 두나무와의 전략적 관계는 당행의 영업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그러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케이뱅크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물론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시장 분위기가 악화할 경우 수수료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엿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역은 "두나무와의 사업적 제휴 덕에 예금이 크게 늘었던 것도 간과하기 어려운 사실인 데다 비트코인 활성화 정책이 향후 케이뱅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며 "은행주로서의 성장성은 크게 안보이기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 계좌 연결 등의 사례를 바탕으로 플랫폼 기업에 가깝다는 점을 설득한다면 업사이드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