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물밑 경쟁 치열
내년에는 나머지 4대 금융 감사인 교체 시기 다가와
빅4, 최소한 한 곳은 잡기 위해 경쟁
유휴인력 충분하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치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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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의 감사인 교체 시기가 올해 말을 시작으로 잇따라 다가온다. 최소 한 곳 이상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빅4 회계법인 감사 수주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감사보수만이 문제가 아니하는 평가다. 최근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건을 비롯해, 횡령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컨설팅 수요도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그 어느때보다 금융지주 감사인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거란 설명이다.
15일 회계법인에 따르면 올해 말로 지정감사가 해제되는 하나금융지주를 잡기 위해서 빅4 회계법인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감사보수만 100억원 정도에 육박한다. 하나금융지주 이후에는 내년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지주가 감사인 교체 시기가 도래하는 만큼 우선 선점하는게 중요하다.
한 빅4 회계법인 관계자는 “4대금융지주 중에 최소 한 곳은 감사인이 되어야 한다”라며 “하나금융지주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서 추후 나올 금융지주 감사인 지정에도 영향이 있는 만큼 수주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나 최근 빅4 회계법인은 금융 부문을 키우기 위해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금융 부문을 신설하고 이승호 파트너를 대표로 선임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산업을 전담하는 팀이다. 타 빅4 회계법인도 금융 부문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이처럼 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이유는 비단 감사뿐 아니라 컨설팅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일례로 최근 횡령,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강화가 금융지주 핵심 아젠다로 떠오르면서 해당 컨설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한다. 회계법인 입장에서도 횡령 등 사건사고가 터질때마다 회계법인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를 신경 안 쓸수 없는 상황이다. 감사법인이 되면 감사 외적으로도 금융지주와 컨설팅 등을 함께할 기회가 자연스레 늘어나게 된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내부통제 이슈에서 회계법인 책임론이 불거진다는 점에서 회계감사에서도 이런 부분을 신경안 쓸 수는 없다”라며 “내부통제 강화 컨설팅 및 포렌식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정감사제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가 있었지만, 최근엔 이런 부분도 많이 해결이 된 점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로 거론된다. 빅4 회계법인 입장에선 최근 유휴인력을 생각하면 3곳의 금융지주 감사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과거엔 인력도 부족하고, 금융지주 감사를 맡게 되면 주거래 은행 변경 등 귀찮은 일들이 많았지만, 수익성 고민에 빠진 현 상황에선 이런 저런 것을 따질 분위기가 아니다.
다만 금융지주들이 경쟁 금융지주 감사인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란 점 정도가 걸림돌이다. KB금융(삼일), 신한금융(삼정), 우리금융(삼정)은 하나금융지주가 어떤 선택을 할지를 보고 감사인 교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를 어디가 맡느냐에 따라서 다른 금융지주 감사인 선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며 “빅4 모두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회계법인이 금융지주 감사를 독식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