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고객그룹 부문 본부장 거취 여부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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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의 올해 하반기 조직개편 및 정기인사를 앞두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성환 사장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인사가 단행될지 주목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에 인사 폭이 컸던 증권사 중 하나였다. 특히 IB(투자은행) 부문 김성환 신임 대표가 선임되면서 인사가 대거 교체됐다. 김성환 대표와 동갑인 배영규 IB 그룹장 전무가 퇴진하면서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IB1 본부장을 맡은 최신호 상무를 제외하고 본부장이 대부분 바뀌었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해 인사는 김성환 대표가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만큼, 김 대표 본인의 의사를 온전히 반영시키긴 어려웠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올해 하반기 조직개편 및 정기인사가 김성환 대표의 의중을 보여줄 가늠자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작년보다 인사 폭은 줄어들 수 있지만 핵심 인물로 일컬어지는 몇몇 인사의 거취가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IB 부문에서는 윤희도 전무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있는 IB본부장 중 유일하게 전무급 인사로 김 대표가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대표는 현재 IB본부장을 공석으로 두고 직접 IB본부를 지휘하고 있는데 이러한 역할을 윤희도 전무에게 물려줄 수도 있다. 작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고 있는 IB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IB 부문은 올해 들어 분기 연속 1600억원대 수익을 거두고 있다. 2분기 IB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한 1681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의 승인 아래 한국투자증권이 투자금 회수 위험성이 있는 거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에는 미매각 리스크가 크다고 알려진 펩트론 유상증자를 주관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윤희도 전무는 한국투자금융지주에 있다가 돌아온 인물로 원래는 한국투자증권 출신이다. 김성환 대표와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다.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선 윤희도 전무가 나서서 IB를 이끌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윤 전무가 이끌고 있는 IB 전략본부 밑에는 IB 전략컨설팅부와 PE투자부가 편제돼 있다. IB그룹장이었다면 그 밑으로 들어갈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IB1 본부장을 맡은 최신호 상무를 비롯해 IB2 본부장의 김성열 상무, IB3 본부장의 유명환 상무, IB4 본부장의 정진곤 상무 등 IB 전략본부를 제외한 본부의 수장은 상무급 인사로 돼 있다.
지난해 승진율이 돋보였던 리테일 관련 부서에서도 추가 인사가 있을지 주목된다. 상반기 기준 순익 1위에 오른 한국투자증권의 WM부문 잔고는 반년 새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 자산관리부문 수익도 직전분기 대비 13% 늘어난 432억원을 기록했다.
개인고객그룹 산하 PB 본부는 지난해, 총 6개 본부 중 4곳의 임원이 승진해 가장 높은 승진율을 보인 부서였다. 신기영 PB3 본부장 상무, 김순실 PB6 본부장 상무, 이용구 PB4 본부장 상무 등이 승진했는데 이들 중 복심으로 알려진 일부 인사들의 추가 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AM 및 WM부문 사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진다. 발행어음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통해 리테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IB-AM 균형을 이루는 성장모델을 완성시키는 것이 골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성환 대표가 WM(개인고객그룹) 사업을 이끌면서 합을 맞춰본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