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백종원, 흑백요리사로 최고 인기 구가
단기적으론 백 대표 '이름값' 도움 되겠지만,
성장세 유지 위해선 백 대표 의존도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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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넷플릭스, 그래픽=윤수민 기자)
더본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백종원 대표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중인 '흑백요리사'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면서다. 백 대표는 해당 방송에서 안성재 셰프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다만 더본코리아의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흑백요리사의 흥행을 두고 증권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넷플릭스가 글로벌을 대상으로 방영되는 만큼 백 대표의 인지도 상승이 향후 해외 사업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 있지만, 반대로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1인 기업'이란 이미지가 더욱 짙어지면서 리스크가 부각되었다는 목소리도 많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일반청약은 28일과 29일 양일간 진행된다. 수요예측 기간동안 백종원 대표가 직접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더본코리아는 연이은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돈볼카츠' 점주들과의 분쟁이 길어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현장 조사에 나섰고, 일부 가맹점주들은 국회에 '백종원 방지법' 제정을 요구하고 나선 까닭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사 핵심 커피 브랜드 '빽다방'에서는 비닐봉지를 갈아넣은 쉐이크를 판매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달 24일과 25일 이틀간 더본코리아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연돈볼카츠 가맹사업의 허위·과장 광고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도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이 부분을 유심히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업' 더본코리아와 별개로 '개인' 백종원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OTT 콘텐츠 통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백종원 대표가 출연하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는 10월 1주차에 이어 2주차에도 통합 콘텐츠 랭킹 1위에 올랐는데, 예능이 2주 연속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 대표의 인기가 특히 높다. 화제성 지수를 조사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9월 4주차 조사결과에 따르면 백 대표는 비드라마 화제성 출연자 부문에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함께 출연한 최현석 셰프와 안성재 심사위원이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백 대표 개인의 인지도 상승을 두고, 증권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단기적으로는 더본코리아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에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기관투자가들도 '프랜차이즈 IPO의 저주'를 백종원이라는 이름값으로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한 자산운용사 심사역은 "더본코리아가 일반적인 프렌차이즈 기업과 차별화하고 있는 부분이 해외 사업 경쟁력이고, 아직은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만 향후 상당한 공을 들일 것이라고 피력하는 상황"이라며 "더본코리아가 상장 후에도 상당 기간은 백종원 개인에 기대어 마케팅을 해야할텐데, 그런 점에서 흑백요리사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것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기적으로 더본코리아가 증시 입성 후에도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백 대표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백 대표 이름값에 기대 성장해왔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백 대표가 개인 일탈 등으로 평판이 하락할 경우, 그대로 회사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 사이에서 더본코리아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동시에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는 개인 '백종원'에 있다"라며 "더본코리아는 사실상 회사가 아닌 개인에 투자하는 느낌이 강한데, 개인에 기대어 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많다"라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메뉴 개발 등 연구개발(R&D) 인력현황 및 비용 부분을 추가했다. 더본코리아의 R&D 비용은 2021년 20억원에서 2022년 25억원, 2023년 26억원으로 매년 늘었고, 올해에는 약 3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우려를 의식해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함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