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상장했던 웹툰엔터테인먼트도 주가 반토막
특별 주주환원 나서지만
성장주인 네이버 성장성은 여전히 의문
-
‘개미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얻은 네이버가 특별 주주 환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공교롭게도 시기가 최수연 네이버 대표 연임 시기와 겹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최 대표의 연임을 위함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은 임기 동안 주가가 내내 부진하면서 연임에 ‘먹구름’이 낀 탓이라 설명이다. 네이버에 대한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는 특별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0월2일부터 12월28일까지 총 발행 주식의 약 1.5% 규모인 234만7500주를 매입하고, 12월31일에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경영진도 주가 부양에 사활을 걸었다. 최 대표는 연일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6일 네이버 주식 1244주를 2억원가량에 장내 매수했다. 최 대표가 보유한 주식은 종전 4474주에서 5718주로 늘었다. 네이버 임원들은 지난달에만도 총 2819주의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좀처럼 네이버 주가는 오르지 않고 있다. 우선 증권가에선 네이버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리포트가 가장 많이 나온 기업으로 카카오 다음을 차지하기도 했다. 증권사에선 주력사업인 광고와 커머스 등에서 경쟁력 저하 우려와 미래 성장동력 부재를 우려한다.
최 대표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을 만한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미국 상장도 떨어지는 주가에 빛을 바랬다. 지난 6월21일 공모가인 21달러에 상장한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더니 현재 주가는 10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상반기 기업공개에 따른 비용과 주요시장 환율 변동으로 6490만8000달러(약 850억원) 영업손실과 7033만5000달러(약 9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더 큰 고민거리는 상장이후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네이버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 당시 경영진이 미국으로 대거 날아가면서 자축을 했지만, 상장 이후 결과는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한 IPO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경영진이 대거 미국으로 날아가 자축을 했다”라며 “상장과 무관한 인사들도 굳이 뉴욕까지 날아가는 경우가 있어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
특히나 최근 CEO 평가항목으로 주가가 우선순위에 꼽히면서 취임 후 부진한 주가는 최 대표 연임에 발목을 잡고 있다. 최 대표는 2021년 11월에 네이버 CEO로 낙점됐으며,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취임 당시 네이버 주가는 한때 46만원을 찍기도 했지만, 최 대표 취임 후에는 주가가 계속해서 내리막을 걸었다. 현재 주가는 취임 당시 주가와 비교해 보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번 주주환원을 최 대표 연임용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시기상 공교롭게 겹친 부분이 있다”라며 “네이버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새 환원 프로그램을 계속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대표 임기 동안 카카오가 공격적인 확장 후폭풍을 겪는 동안 상대적으로 네이버는 세간의 관심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네이버 속을 들여다 보면 오히려 카카오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머스 분야에선 중국 커머스 기업 공세에 밀리고 있으며, AI 등 미래성장 동력에선 확실한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면 카카오는 그 기간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의 현재 부진한 주가도 주주환원의 문제라기 보다는 ‘성장성’에 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주주환원으로 얼마나 주가 부양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란 평가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겉만 보면 여전히 국내 1위 IT 기업이지만, 최 대표 임기 동안 어떠한 혁신이 있었느냐는 물음표다”라며 “야심차게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까지 부진하면서 최 대표 연임에도 먹구름이 끼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