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F&I, 부동산 투자 줄이고 NPL 공격 매입...PF 채권 회수가 관건
입력 2024.10.15 07:00
    부동산 투자 줄이고 NPL 매입 확대…본업 회귀 나선 대신F&I
    은행권 NPL 적극 매입에 저축은행 NPL 입찰도 참여
    부동산 PF·PI 대출 대부분 중후순위… 회수 가능성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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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대신에프앤아이(대신F&I)가 핵심 사업이었던 부동산 투자를 축소하고, 대신 은행권 부실채권(NPL) 매입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고 은행들의 NPL 매각 규모가 급증하면서다. 

      대신F&I는 부동산 관련 투자자산 회수에도 집중하고 있다. NPL 투자를 위한 실탄 마련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신F&I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PI(자기자본투자)투자가 대부분 중·후순위 대출에 집중된 만큼, 부동산 투자 자산 회수에 속도를 내긴 쉽지 않을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F&I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NPL 매입 규모를 늘리고 있다. 최근 진행된 3분기 은행권 NPL 입찰에도 대신F&I가 비교적 많은 규모의 NPL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지주 산하의 하나F&I와 우리금융F&I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해 NPL 매입 규모를 줄이면서 대신F&I가 매입 규모를 더 늘릴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대신F&I는 최근 3차 저축은행 NPL 공동매각 입찰에도 처음 참여해, 저축은행의 담보부 NPL을 매입하기도 했다.

      부동산 경기는 악화했지만 NPL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올해 은행권 부실채권(NPL) 매각 물량은 OPB(미상환 원금 잔액) 기준 약 9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2008년 금융이후 최대 규모로 분석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금융안정 기조로 부실채권 인식이 이연됐으나, 최근 경기 둔화 및 은행권 건전성 제고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NPL 매각 규모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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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포트폴리오 적극 조정에 올해 상반기 대신F&I의 NPL 투자자산 비중(41.1.%)은 부동산 투자자산 비중(34.5%)을 앞섰다. 2022년 말에는 NPL 투자자산 비중이 18%까지 내려가면서 NPL 전업 투자사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빠르게 NPL 매입을 확대했다. 

      NPL 호황에 자금 조달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신F&I는 지난해 10월 390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올해에만 세차례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신F&I는 NPL 매입을 확대하는 동시에 나인원한남을 마지막으로 부동산시행사업을 중단하고 부동산 PF와 PI회수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대신F&I의 부동산 PF와PI가 대부분 중후순위 대출 위주로 되어있어 회수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 소재 PF 대출과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사업성 저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오피스 빌딩 투자 자산이 적지 않은 점도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NPL 업계 한 관계자는 "대신 F&I가 부동산 호황기에 나인원한남 시행사업뿐 아니라 PF 대출로 수익을 꽤 내면서 NPL 투자사로서의 이미지가 흐려졌는데 최근 다시 본업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다만 PF대출을 회수한다고는 하는데, 대부분 중후순위에 들어가 있어서 회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 자산 회수는 쉽지 않은데 NPL 매입을 위해 차입규모를 확대하는 점은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신F&I의 총자산레버리지배율은 4.5배로 2022년 2.9배, 2023년 3.7배에 비해 증가세다. NPL 투자사들의 적정 레버리지배율은 통상 4배 이내로 알려져 있다. 신용등급 전망 또한 올해 들어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변경됐다. 

      대신F&I 관계자는 "대신F&I는 부동산 신규투자 보다는 회수에 집중하고 있고, NPL 시장이 상대적으로 좋다 보니 관련 시장 수익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