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임원 인사도 시점 앞당겨질 듯
1월 3일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 맞추려
이사회 결의 사항 탓에 조기 인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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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사장(CEO) 후임 인선을 본격화한 가운데, 올해는 해당 인사 결과가 11월 초·중순경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통상 연말 인사 시기보다 약 3주가량 빠른 시점이다. 내년 초인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을 맞추기 위해선 조기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는 올해 계열사 사장 인사를 11월 안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일반 임원 인사도 시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인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 전, 당국과 논의 과정에서 11월 안으로 계열사 인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 전 금융지주에 인사 시기 등과 관련한 의사를 취합했었는데, 책무구조도 때문에 올해는 인사를 3주 정도 앞당기는 걸로 논의가 됐었다"라며 "통상 계열사 대표이사 발령이 11월 말~12월 초 정도에 난다면, 올해는 11월 초·중순경 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도 불리는 책무구조도는 내년 1월부터 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내년 1월 3일까지 책무구조도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10월까지 조기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만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상황이다.
현재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책무구조도 작성을 거의 마무리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미 작성을 끝내 제출 시기를 고심하고 있거나 법무법인 등에 마무리 법률 검토를 받고 있다.
다만 현재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쳤다고 하더라도, 연말 인사가 나면 이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특정 내부통제를 책임지는 임직원이 바뀌거나, 임직원의 직책이 바뀌는 등 변화가 생기면 책무구조도를 최신화해야 한다.
문제는 책무구조도가 이사회 의결 사항이라는 점이다. 책무구조도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금융당국에 제출할 수 있는데, 이사회를 한 번 소집하는 데 적지않은 공수(工數)가 든다는 설명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조기 제출 인센티브로 이사회 의결을 생략하는 방안도 건의했지만, 금융당국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사 이동으로 책무구조도를 다시 작성하는데 걸리는 물리적 시간 자체는 짧다"라며 "다만 이게 이사회 결의 사항이다 보니 이사회를 소집하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연말 인사 이후 제출 시점까지 시간이 촉박해 조기제출 인센티브로 이사회 의결을 생략해줄 것을 당국에 요청했지만, 당국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예년과 같이 연말 인사를 진행할 경우, 1월 3일까지 예정된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을 맞추기 빠듯해 금융권에서 전반적인 인사 시기를 앞당겼단 설명이다.
현재 5대 금융지주는 지난달 일제히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 등을 구성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특히 9월 10일 가장 먼저 자경위를 개최한 신한금융의 경우, 9월에 자경위를 개최한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이른 시점에 인사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통상 지주 회장이 선임된 직후인 연말께 자경위를 개시하고 해가 넘어 가기 전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보통이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르면 11월 초에도 인사가 날 수 있다고 보고,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CEO들은 벌써부터 대외 활동을 최소화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라며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