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높아지는 가운데
저금리 조달이 경쟁력에 관건
추가 투자 위해 빠른 회수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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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역대급 활황을 맞은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NPL 전업 투자사들에 자금 조달과 투자금 회수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회사채·기업어음(CP) 등을 통한 자금 조달로 부채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기 힘들 거란 분석이다.
올해 NPL 시장 규모는 OPB(미상환 원금 잔액) 기준 역대 최대인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 4분기부터 분기마다 2조원가량 NPL 매물이 시장에 풀리고 있다. 내년은 7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규모가 소폭 감소하지만, 여전히 큰 규모다.
NPL 시장 규모가 커지는 건 시중은행이 자산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NPL을 대거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부담,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출 연체율도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7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대출연체율은 6월 말보다 0.05%P 오른 0.47%를 기록했다. 부실 PF도 꾸준히 매물로 나오고 있다.
NPL 전업사들에 자금 조달 경쟁력이 중요한 시점이 될 거란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커지며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신규 NPL 전업사 및 펀드가 조성되고 있어 경쟁도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NPL 전업사들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키움F&I는 각각 최대 3000억원, 15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 7일 수요예측에 나선 대신F&I는 600억원 모집에 6330억원의 주문을 모았다.
다만, 부채비율 관리가 이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10월 회사채 발행을 마무리하거나 앞둔 기관 기준으로 상반기 부채비율은 ▲키움F&I 370% ▲대신F&I 354.27% ▲유암코 276.83%를 기록했다. 일부 기관은 이미 부채비율이 400%를 넘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가면 업종과 상관없이 잠재 위험기업으로 평가된다.
호황을 맞은 NPL 시장에서 전업사가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저금리 조달도 중요하지만 투자 회수도 중요하다. 지난 9월 삼정KPMG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하반기 부실채권(NPL)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암코의 누적회수율은 10%로 전업사 중 가장 높았다.
실제로 연초 공격적으로 NPL을 매입했던 하나F&I와 우리금융F&I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해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입했던 자산을 쉽사리 회수하지 못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도 보고서에서 NPL 투자사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회수율이 하락하면서 NPL 매입을 위해 조달한 CP 등 단기차입금이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투자에서 회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자금 조달 명분이 퇴색된다"며 "매수자가 보수적 태도로 돌아설 경우 NPL 매물이 늘어나도 시장 분위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