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대회 전 3박4일 일정 프로암 예정
금융지주 회장들 참석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11월 조기 인사로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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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매년 하와이에서 진행하는 골프행사에 올해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불참할 전망이다. 통상 4월에 개최되던 경기가 11월로 미뤄졌고, 금융지주의 연말 인사 시기와 겹친 탓이다.
올해 금융지주의 인사는 예년보다 빠른, 이르면 11월 초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여 최근 금융지주와 주요 계열사의 인사들은 대외 행보를 최소화하며 '몸사리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은 매년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을 연다. 통상 4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LPGA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연기돼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간 진행될 예정이다.
본 대회에 앞서 프로암(pro-am, professional-amateur)이 열리는데, 올해도 본 대회 직전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암은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가 함께하는 경기로 주최측에서 주요 고객사들을 초청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라운드를 하고 만찬을 즐기는 일종의 사교행사다.
일반적으로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은 프로암의 1순위 초청 대상이다. 롯데그룹 역시 매년 롯데 챔피언십의 프로암에 금융지주 인사들을 초청해왔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주요 참석자로, 불가피할 경우 계열사 사장(CEO)이나 부사장까지 기회가 돌아간다.
다만 올해는 금융지주와 은행 등 계열사의 일반 임원급까지 참석 대상이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불참하는 탓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 골프행사에는 보통 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하고, 불가피할 경우 계열사 사장이나 부사장급까지 참석하지만 그 아래 직급까지 내려가는 경우는 없었다"며 "올해는 다들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혀 대상이 일반 임원급까지 확대됐다"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이 불참하는 이유는 행사 시기가 연말 인사 시기와 겹친 탓이다. 현재 5대 금융지주는 모두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등을 가동하며 계열사 대표이사 인선 절차에 돌입했는데, 이르면 11월 초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위원회 구성 전, 주요 금융지주들은 내년 초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을 맞추기 위해 11월 안으로 계열사 인사를 마무리하기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과 같이 12월 중 인사가 마무리되면 책무구조도 의결을 위한 이사회 소집까지 시간이 빠듯한 까닭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골프행사에 참석한 중간에 인사가 발표되면 낭패"라며 "하필 올해 조기 인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골프행사도 4월에서 11월로 미뤄지면서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불참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