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 하락세지만, 가계·기업대출 모두 상승한 영향
시장의 관심은 주주환원책으로…KB금융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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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 대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이자이익이 견조한 영향이다. 시장의 이목은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한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은 4조73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4423억원) 대비 6.6% 증가한 수준이다.
이자이익의 핵심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출 성장률이 높게 유지되면서 양호한 이자이익을 기록하고 있단 분석이다.
각 사별로 보면, KB금융지주가 1조5141억원으로 3분기 리딩뱅크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급증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신한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1조336억원, 하나금융지주는 6.1% 증가한 1조2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일하게 우리금융지주는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8642억원으로 9181억원을 기록한 작년보다 5.9%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 신한은행을 선두로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눈에 띈다"라며 "기업대출도 함께 늘면서 NIM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상쇄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선 은행권 3분기 평균 대출성장률이 2.5%로 상당히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다. KB·신한·우리금융 등은 3분기에만 3%에 근접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대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상반기에 대출을 크게 늘린 하나금융은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다. 대출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이자이익도 선방할 것이란 예상이다. 3분기 금리·환율 하락으로 채권·외환 관련 수익이 증가한데다, 우려됐던 PF 추가충당금도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3분기 중 금리와 환율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며 관련 수익이 증가했다"라며 "PF 리스크도 대부분 선반영돼 충당금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이른바 '관치'(官治)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중 대출금리의 산정 기반이 되는 시중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자연히 대출금리 및 은행의 마진(NIM) 역시 하락세를 보였어야 했는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압박에 나서며 대출금리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비합리적으로 금리가 치솟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고,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조절하라는 뜻이 아니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한 번 치솟은 금리는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지 않았고, 이는 고스란히 3분기 은행의 수익으로 쌓였다.
이번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횡재세'가 다시 이슈화한 것 역시 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은행 횡재세는 경제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 의견을 표방했지만, 은행의 과도한 이자 수익에 대한 반감이 결국 횡재세 논란을 불렀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슈가 지속될 거란 지적이다. 지난해 이탈리아가 은행 횡재세를 도입한 전례도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적을 받고 대폭 수정하긴 했지만, 은행 이자수익에 대한 대중의 반발이 새로운 규제로 만들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시장의 시선은 주주환원으로 쏠린다. 은행지주들이 대규모 수익을 거둬들인만큼, 주주환원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란 전망에서다.
KB금융은 주주환원율이 50%를 넘어설 수 있는 정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수치 대신 논리를 제시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5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가능한 '열린 구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금융도 자사주 매입·소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주주환원율이 최대 50%에 이를 수 있는 주주환원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미 주가에도 반영이 된 상황"이라며 "금융주가 밸류업 모멘텀에 힘을 받아 주가가 우상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실적발표회에서도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연말 도입되는 스트레스자본제도는 '변수'로 꼽힌다. 위기상황 분석 결과에 따라 최대 2.5%포인트까지 최저 규제자본비율이 상향될 수 있어서다. 다만 대다수 은행이 충분한 자본여력을 확보해 '큰 장애물'은 아니라는 평가다.
CET1 비율이 12%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금융만 주주환원 확대에 제약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규제비율(9%)에 스트레스자본 최대치(2.5%포인트)와 통상적인 버퍼(2%포인트)를 더하면 13.5% 수준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선 자본비율을 맞추기도 빠듯한데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