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조병규 행장 교체 하나…금감원 검사中 연임 결정 쉽지 않을듯
입력 2024.10.25 07:32|수정 2024.10.25 07:34
    우리금융 이사회, 이달 말 조병규 행장 연임 여부 결정
    손태승 前회장 부당대출 당시 준법감시인…책임론 거론
    금감원 정기검사 기간…연임 결정시 '정면승부' 평가 우려
    보험사 인수 위해선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 필요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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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거취를 결정한다. 금융감독원의 우리금융 정기검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내부통제 부실의 책임자로 지목되는 조 행장의 연임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31일 자회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조병규 행장의 연임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위원회 내에서 조 행장의 연임에 대한 의견이 우세할 경우 별도 절차 없이 연임을 결정하고, 불가 판단이 나올 경우 새로운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관련업계에선 이사회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조 행장의 책임 여부를 판단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만일 책임이 있다고 본다면 연임불가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논의할 것이란 설명이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조 행장의 경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손 전 회장과 관련한 부당대출이 발생했을 당시 조 행장이 준법감시인을 지낸 이력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준법감시인은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의 감독자로 금융사고 발생할 경우 책임을 져야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번 금감원 검사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걸린 중요한 고비인 까닭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으려면 금감원이 실시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금감원은 정기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실태평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조 행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것은 금감원과의 정면승부를 자초하는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금감원은 올해 우리금융에서 연이어 발생한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조 행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금융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 행장의 거취가 임종룡 회장 체제의 안정성과도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임 회장의 거취에 대한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조 행장의 거취 결정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조 행장이 물러남으로써 책임지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다만 연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임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는 현 경영진의 책임이 명확히 밝혀질 경우에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조 행장의 책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고, 조 행장은 이미 선임 과정에서 한 차례 검증을 마쳤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금감원 검사를 받는 등 매우 민감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어떤 결정이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이사회에서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