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5억원 이상 개인자금 동원…주가하락해 손실보기도
정 부회장ㆍ안중현ㆍ김우준ㆍ전경훈ㆍ백수현 사장 보유주식 없어
TF소속 18명 중 13명도 동일…최근 자사주 매입대열 참여자도 0명
-
삼성전자 위기론이 대두하면서 삼성전자 임원들이 연일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부회장급 최고경영자(CEO)부터 사장단, 개별 사업부의 막내급 임원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자사주를 매입 중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소속이자,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임원들은 이런 행렬에서 동떨어져 있다.
현재 사업지원TF에 소속된 임원은 총 18명. 이들 가운데 최근 자사주 매입 대열에 동참한 이는 한 명도 없다. 또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을 포함, TF소속 임원 3분의 2가 넘는 13명의 임원들은 아예 삼성전자 자사주를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종희 부회장 등, 자사주 매입에 1인당 15억원 이상 투입
최근 삼성전자 전자공시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미등기임원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사내이사 4명이 최근 주식을 매입했다. ▲한종희 부회장(대표이사, 2만5000주)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 2만8000주) ▲박학규 사장(CFO, 3만4000주) ▲이정배 사장(메모리 사업부장, 2만1800주) 등은 모두 9월 회사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1인당 대략 15억원 내외의 개인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1001명에 달하는 미등기 임원 가운데 상당수도 주식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은 지난해 말 미래사업기획단장 선임 되자 7000주를 매입했고, 올해 DS부문장으로 선임 이후(5000주)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9월 5000주를 매입해 총 1만7000주을 보유중이다. 사장단 가운데선 미래전략실 해체 당시 퇴임했다 복귀한 ▲김수목(법무실장) ▲박용인(시스템LSI사업부장) ▲송재혁(DS부문 CTO) ▲남석우(제조·기술담당) ▲최시영(Foundry사업부장) ▲최경식(북미총괄) ▲용석우(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이영희(글로벌마케팅실장) ▲박승희(Corporate Relations담당) ▲양걸(중국전략협력실장) 사장 등이 올해 주식을 매입했다. 사외이사 중 내년도 임기 만료를 앞둔 김한조 이사가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6만전자'가 붕괴하면서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으나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최저치를 갱신 중이다. 그러다보니 이들 임원 상당수는 이미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25명의 사장단, 정 부회장ㆍ안중현ㆍ김우준ㆍ전경훈ㆍ백수현 사장만 주식 안 사
삼성전자에는 현재 총 25명의 부회장ㆍ사장단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인사는 총 5명이다. (2024년10월말 전자공시 공개기준)
■정현호 부회장(사업지원TF장) ■안중현 사장(경영지원실 담당임원) ■김우준 사장(네트워크사업부장) ■ 전경훈 사장(DX부문 CTO) ■백수현 사장(커뮤니케이션팀장)이다.
정현호 부회장은 과거 10년 간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 이력이 없다. 2009년에 전자 주식 3605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꾸준히 매도, 2011년에 전량 처분했다. 그는 2006년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상무시절부터 잠시 회사를 떠났다 복귀해 부회장에 오른 현재까지, 15년이 넘는 기간동안 삼성전자의 임원으로 재직했다. 현재도 이재용 부회장에 이은 그룹 수장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2022년 무렵 삼성전자 부사장 직급 이상의 임원들에게 대출까지 언급하며 자사주 매입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중현 사장은 삼성전자 M&A의 핵심으로 그룹 내 가장 무게감이 있다고 평가 받던 인사다. 김우준 사장은 삼성전자 네트워크 전략마케팅팀 등을 거치면서 네트워크 사업부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전경훈 사장도 네트워크 사업부장 등을 거치고 현재 2022년부터 DX부분 최고기술책임자와 삼성리서치장을 맡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부문을 총괄하는 백수현 사장은 정현호 부회장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
사업지원 TF 소속임원 18명, 최근 자사주 매입 참여 0건…13명은 주식보유도 안해
현재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에는 부회장과, 부사장, 그리고 상무급을 포함해 총 18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 가운데 최근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한 이는 0명이다.(2024년10월25일 기준)
최근 참여도 뿐만 아니라, 3분의 2에 달하는 임원들이 아예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우선 ■정현호 부회장 ■김용국 부사장 ■문희동 부사장 ■여형민 부사장 ■오정석 부사장 ■이학민 부사장 ■임병일 부사장은 최근 10년간 현재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이력이 없다. ■김장경 부사장은 보유주식을 2018년 매각한 후 현재 삼성전자 주식 미보유 상태다.
그나마 부사장급 임원 5명은 일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김용관 부사장 ■이동우 부사장 ■이제현 부사장 ■주창훈 부사장 ■최광보 부사장이 이들이다. 다만 최근 자사주 매입 대열과 비교해도 보유물량은 많지 않다.
상무급 인사 5명 (■구자천 상무 ■송방영 상무 ■유성호 상무 ■이재영 상무 ■임순규 상무)도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고위급 인사들은 임원 승진, 또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때 책임경영 일환으로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는게 일반적이다. 삼성그룹 상당수 임원들도 이같은 모습을 보여왔다. 물론 회사에서 스톡옵션으로 부여하는 주식이 아니고서야 임원들의 주식 매수는 회사 차원에서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임원들의 주식 매수는 그 '규모'와 '목적'을 떠나 임원으로서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겠단 의미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게다가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전자는 물론,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조직이다. 삼성그룹은 사업지원TF가 미래전략실의 역할을 승계한 것은 아니란 공식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TF임원들이 그룹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만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이재용 회장으로부터 부여 받은 권한을 바탕으로 인사·재무·전략 등 사실상 거의 모든 분야에 관여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런 조직이 회사의 위기론이 도래하고 사업부 임원들이 앞다퉈 자사주를 매입하는 상황에서 TF 소속 임원들만 빠진 모습에 대해 적지 않은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