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요구사항 맞추기 위해 외부 파운드리도 검토
실적발표 직후 모처럼 주가 상승…6만원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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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위해 외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활용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객 요구를 최우선에 두고 내외부 협력을 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당 내용이 발표된 직후 잠잠하던 주가는 6만원 선 위로 치솟고 있다.
31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회를 열고 HBM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 일부 고객사향 HBM3e 8단, 12단 제품 공급이 지연됐으나, 최근 퀄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에서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4분기 중 HBM3e 판매 비중은 50%까지 늘어날 것이며 고객사·제품별 판매 범위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향후 HBM 개발 과정에서 고객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파운드리 협력에서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외 TSMC 등 경쟁사와 협력하는 방안까지 열어두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HBM 대응 실기로 반도체 사업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종전보다 유연한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고객 수요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해 HBM 주도권을 놓치게 됐다는 평가를 내려왔다.
실제로 경쟁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먼저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해 TSMC와 협력하는 방안을 공식화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실적 발표회에서 "AI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고객이 요구하는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게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서 핵심"이라며 "파운드리 파트너사(TSMC)와 원팀 체계를 구축해서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 바 있다.
증권사 반도체 담당 한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이번 실적 발표회에서 내놓은 메시지는 HBM 들어 뒤바뀐 메모리 시장의 룰을 정확히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라며 "삼성전자도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고객 요구를 맞추려 내외부 무관하게 유연하게 협력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긍정적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2시간여 동안 약보합세를 이어가가다 HBM 관련 구체적인 진전 내용이 발표되자 11거래일 만에 6만원대를 회복했다. 실적 발표를 마친 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2%가량 오른 6만200원 선에 거래 중이다.
그러나 HBM 공급 성적이 명확하게 실적으로 드러나기 전인 만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투자가들은 4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 비용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