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주가 하락 현상 지속에 옥석 가리기 심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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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달 18개에 달하는 공모주 청약이 대거 쏟아지며 공모자금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7곳의 기업이 대거 청약에 나섰다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선별 투자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 청약 일정이 10월과 11월에 몰린 배경으로는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 금감원이 대다수의 기업들에 여러차례 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면서 수요예측 등 공모 일정이 추석 연휴 이후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청약 일정이 몰리면서 지난달에 비해 청약 공모 자금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증시가 부진하고 뚜렷한 테마주가 없는 상황에서 10월까지는 청약에 자금이 적지 않게 몰렸지만,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비교적 신중하게 청약을 신청할 것이란 설명이다.
여러 기업의 청약이 동시에 진행되면 특정 기업에만 청약금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본코리아와 청약 일정이 겹쳤던 토모큐브는 청약 경쟁률이 39대 1에 그치기도 했다. 토모큐브의 경우 금리인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바이오 섹터로 분류되면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흥행해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장했지만, 더본코리아로 자금이 몰리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증시 입성 첫날 주가가 추락하는 공모주도 속출하고 있다. 1일 상장한 에이럭스는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38.25% 하락하며 9880원에, 탑런토탈솔루션은 -25.67%하락한 1만33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상장한 기업들 역시 주가가 부진했다. 10월 상장주들의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은 -12%대에 그쳤다. 8월 32.9%, 9월 55.7%로 높은 수익률을 낸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클로봇은 증시 입성 첫날 공모가 1만3000원 대비 22.5% 하락한 1만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클로봇뿐 아니라 에이치엔에스하이텍, 씨메스, 웨이비스 또한 상장 첫날 20%대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 기업 대부분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수백대 1을 기록하고 수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첫날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에서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전지 안전 부품 제조 업체 성우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0조 원 가까운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상장 첫날인 31일 공모가 3만2000원 대비 12.5% 하락한 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공모주펀드 운용역은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들에 비해 청약금 납입 능력이 한정적이어서 선별적으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10월에 상장 첫날 주가가 하락한 사례가 많은 만큼 11월에는 옥석가리기가 더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