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향 매출 감소…새 동력 찾아야
타 건설사와 달리 도시정비에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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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삼성그룹 공사 수주로 안정적 수익을 내왔다. 그런데 삼성전자 부진으로 오히려 주택 사업의 중요도가 커지는 분위기다. 내년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 부문의 삼성전자향 하이테크 매출 감소를 상쇄할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건설 부문이 삼성물산 매출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일단은 주택 사업에서 타개책을 찾는 분위기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매출 구성에서 가장 크고 영업이익률도 높은 캡티브향 매출(하이테크)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라며 "시공권 확대 움직임은 주택 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한 삼성물산의 인식 변화를 나타내는 대목이라 판단한다"고 삼성물산에 대해 분석했다.
삼성물산은 연말까지 3조4000억원 이상의 시공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보다 1조3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10월 기준 2조300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상위권 건설사들이 도시정비 수주에 보수적인 기조로 돌아선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11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기록했지만, 그동안 주택 사업을 소극적으로 운영해왔다.
지난달 30일 삼성물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 달성 여부, 내년 전망 등 투자자의 관심이 이어졌다.
이에 삼성증권은 "4분기에도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연간 매출 가이던스 17조9000억원은 달성 가능할 전망"이라며 "내년 경영 계획은 수립중에 있어 확정이 안 된 상황이다. 수주는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삼성물산은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보수적으로 주택사업을 이끌었다. 다른 건설사 대비 PF 위험도가 적은 이유다. 주택사업장 중 책임준공 사업장은 없다.
특히 삼성물산은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왔으며 '관행적'으로 토지 매입 비용을 저렴하게 책정하기 위해 조합과 적극 협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돼 미분양이 늘어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삼성물산은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목적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주택 사업 확장 움직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축 아파트 선호도가 커지며, 정비사업장 전반적으로 조합은 고분양가를 고수하고 있다. 조합과 가격 협상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분양이 잘 이뤄진다면 조합은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PF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분양가를 조정하기 어려운 사업장은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그동안 보여왔다"며 "추후 분양가 관리가 주택 사업 확장의 관건일 것"이라 말했다.
삼성물산은 내년 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줄어들 삼성그룹 수주로 주택 사업의 역할이 부각되지만, 불확실한 PF 시장에서 무리하기는 고민이 될 거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