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이사회 전원교체 추진에 이어 마스턴과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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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턴프리미어리츠 주주들이 마스턴투자운용에 운용보수 삭감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가 급락과 부적절한 유상증자 등으로 운용사에 대한 불신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현재 마스턴프리미어리츠를 위탁운용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최대주주인 패밀리오피스 성담이 마스턴투자운용에 운용보수 삭감 또는 주가 정상화 시점까지의 유보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주주들이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이사회 전원교체를 제안한 데 이어 나온 추가 요구사항이다.
주주들이 자산운용사(AMC)에 운용보수 삭감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자산 관리 미흡으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운용사가 책임운용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보수를 삭감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주주들이 먼저 운용보수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마스턴이 운용보수를 특별히 많이 받는 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마스턴은 매입자산(AUM)의 15~20bp(bp=0.01%)를 운용보수로 수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롯데리츠의 경우에도 운용보수가 AUM의 20bp라는 점을 고려하면 운용보수 자체는 평균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주주들이 운용보수 삭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주가는 전날 1794원을 기록하며 공모가(5000원) 대비 64% 이상 하락했다.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 단계부터 투자한 주요 주주들의 손실률은 6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하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관측이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지난 28일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혔다. 통상 IR(기업설명회)에서 향후 유상증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는데 반해 이번엔 이런 절차 없이 시가총액의 25%에 달하는 대규모 증자를 갑작스럽게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이 된 건 자금사용계획이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를 마스턴에서 빌렸던 45억원의 대금을 갚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해외자산에 대한 환헷지 계약 정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스턴으로부터 대여한 것이다.
주주들은 이를 두고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주주 이익보다 마스턴의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주주 배당이 유보된 상황에서 만기가 9개월이나 남은 관계사 대여금을 먼저 상환하는 것은 책임운용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마스턴은 증권사에서 바라는 유상증자의 최소 규모가 100억원이어서 여유 자금을 대여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역시 주주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성담을 비롯해 코람코자산운용, 담배인삼공제회, 화인파트너스, 농심캐피탈 등 주요 주주들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이사회 해임 및 신규 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사회가 마스턴의 부실 운용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이사회는 마스턴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가치 훼손이 심각한 상황에서 운용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의사결정이 이어지자 주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