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필드, SK E&S 보령 블루수소 사업 자금지원 검토
입력 2024.11.15 07:00
    보령 블루수소 사업 조단위 투자 예정
    SK온 급한 상황에서 자금 조달 화두로
    인프라에 강한 브룩필드 조력자 부상
    청정수소 발전 사업자 따내는 게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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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브룩필드자산운용이 SK이노베이션 E&S가 추진 중인 보령 블루수소 사업에 투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거래는 규모가 최소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까지도 언급되고 있는 딜(deal)이다.

      지난 8일 정부와 전력거래소가 주도하는 청정수소 발전의무화제도(CHPS) 입찰이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 E&S는 한국중부발전과 손잡고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 외에 다른 발전공기업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는 이달 말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중부발전과 함께 충청남도 보령 지역에 세계 최대 블루수소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2022년 정부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냉열 활용 청정수소 생산 및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운영’ 안에 대한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보령 블루수소 사업은 부지 정리, 인허가 작업 등을 마쳤고 사업 주체(보령블루하이)도 설립된 상태다. 청정수소 발전 사업권을 확보하면 본격적인 설비 구축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입찰에 한화임팩트 등 대기업들이 불참하면서 SK이노베이션 E&S 측의 승산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 E&S 입장에선 청정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고 정부 시책에도 발을 맞출 수 있는 기회다. 다만 앞으로 필요한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 문제가 남는다.

      SK이노베이션 E&S의 최초 구상은 약 5조원을 들여 보령에 연산 25만톤의 블루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생산 목표는 절반으로 축소됐다. 블루수소 생산기지 사업비는 2조원대다. 이차전지(SK온) 지원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다른 사업에 큰 돈을 들이기 쉽지 않다.

      이에 SK이노베이션 E&S이 외부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일찌감치 거론돼 왔다. 다양한 고민을 하던 중 외부 자문사의 도움을 받아 브룩필드와도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는 인프라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글로벌 투자사로 최근 한국에서 투자 기회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 SK그룹과는 2022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이천 SK하이닉스 M16 가스공급사업부문을 인수한 인연이 있다. 작년에도 한 SK그룹 계열사와 합작사(JV) 설립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는 해외에서도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22년 인텔과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브룩필드가 어떤 구조로 SK이노베이션 E&S의 사업을 지원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발전 사업자로 선정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브룩필드도 그 후에야 자금 지원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다른 금융사나 투자사로 공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 E&S 측은 "투자 효율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아직 내용을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