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하다 오후 순매도 급전환
'롯데그룹 공중분해' 루머에 롯데지주 6%대 급락세
증시 수급 크게 약화..."코인 시장 거래규모보다 작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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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새 급락하던 국내 증시가 모처럼 반등다운 반등을 보였다. 다만 반등세가 지속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지 않아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연 이틀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음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행렬은 지속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주말간 제기된 '롯데그룹 부도설'로 인해 관련주 주가가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경기침체 우려와 연말 계절적 요인으로 증시 수급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작은 이슈에도 주요 대형주 주가가 요동치며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6% 상승한 2469.07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8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의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이 발표되며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모였고, 실제로 18일 모처럼 시원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삼성전자가 6%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며 상승을 주도했다. 현대자동차ㆍSK이노베이션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5% 이상 오르며 힘을 보탰다. KB금융 등 주요 금융주 주가도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며 2% 안팎의 강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주는 반등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ㆍ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들은 약세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모처럼의 반등에도 불구, 증시에는 아직 우려와 부담감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오전 중 2480선까지 기세좋게 오르던 코스피는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줄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결국 외국인들은 오후 2시 순매도로 돌아섰고, 이 물량을 연기금 및 투신 등 국내 기관이 받으며 거래가 마무리됐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그간 국내 증시의 약세가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매도세 때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추세적 반등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귀환 전 2500 재돌파는 어렵다고 보고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거래 추이 역시 이 같은 보수적 시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식을 128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18일 오전에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3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이어가려는 듯 했지만, 오후에는 돌변해 다시 물량을 쏟아냈다. 장중 추정치 기준 이날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1600억원으로, 15일 순매수 규모보다 더 컸다.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걷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루머 등 작은 이슈에도 주가가 요동치는 변동성 장세가 연출됐다. 롯데그룹주가 대표적이다. 이날 롯데지주가 6.5%, 롯데쇼핑이 6.6%, 롯데케미칼이 10.2% 급락하며 롯데그룹주 전체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하락의 배경으로는 지난 주말 유포된 '풍문'이 꼽힌다. '롯데그룹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루머가 급격히 확산되며 롯데그룹주가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받은 것이다. 롯데지주가 공시를 통해 "유동성 위기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에 나섰지만, 국내 증시 전체적인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이라 해명이 큰 역할은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채권시장에서 롯데캐피탈 등 롯데그룹 주요 그룹사 채권은 전 거래일에 비해 큰 변동이 없는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졌다. 기관투자가 중심의 채권 시장은 루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그룹주에 대한 투매로 이어지며 주가 동반 급락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는데,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기대감도 반영된 것 같다"며 "롯데 관련 루머는 17일 전후 증권가에 유포가 됐는데, 뭐라 코멘트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현재 코스피ㆍ코스닥 양대 시장 일일거래대금이 15조원 대에 그치고 있는데, 최근 국내 가상화폐 일일거래대금은 20조원을 넘어섰다"며 "외국인은 매도 일변도고, 국내 기관은 연말 '북 클로징'으로 여력이 없고, 개인 자금은 코인 시장으로 이탈해 수급이 너무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