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스타필드 하남 유동화 및 '스타리츠' 출범 미룬다
입력 2024.11.21 07:00
    KB·한투·신한證에 유동화 순연 통보
    금리 불확실성 공식 이유로 제시했지만
    롯데發 시장 시선이 결정적 영향 미쳐
    내년 예정됐던 리츠 출범도 지연 전망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하남 유동화 작업을 전격 중단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공식 이유로 내세웠으나, 시장에서는 최근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 등 대기업 신용 리스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자산관리회사(AMC)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은 최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에 유동화 작업 순연을 통보했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이들 증권사들이 유동화증권을 총액인수하는 형태로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정정욱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주 초부터 주요 증권사들을 직접 방문해 일정 연기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들에는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 증가와 연내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주요 이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설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들의 전반적인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모두 PF(프로젝트파이낸싱)로 수조원대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이슈까지 더해지면 조달 비용이 우호적일 수 없다"며 "최근 유통 기반 대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신세계와 롯데 영업담당(RM) 인력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 모두 향후 추가적인 자금조달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이번 유동화 중단 결정으로 신세계그룹의 전반적인 자금 조달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안성, 고양, 수원 등 여러 스타필드 자산을 순차적으로 리츠에 편입하고, 올해 하반기 '신세계 스타리츠' 영업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동화 작업이 내년 상반기 이후로 순연되고,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던 IPO도 2026년까지 미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금융 및 리츠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시장 환경 개선 시점으로 일정을 순연하기로 했다"며 "첫 리츠 출시인 만큼 안정적인 시장상황에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