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NF3, 삼성 부진에 8000억까지 빠진 눈높이…새 협상 상대엔 SI도 포함
입력 2024.11.21 14:41
    IMM PE·스틱 컨소와 협상 결렬…결국 매각가가 발목
    NF3, 삼성전자 반도체 부진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업
    SI 포함 새 후보군 부상…소수지분 투자 선회 가능성
    부채비율 1만% 근접…매각가 줄다리기 장기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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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 매각전이 양측 눈높이 차이로 한차례 결렬된 가운데 새 인수 후보와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PEF) 위주 원매자 외에 대기업(SI)도 후보군으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여전히 전방 고객사 업황이 발목을 잡고 있어 효성화학 측이 원하는 매각가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IMM프라이빗에쿼티·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대한 특수가스 사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하고 다른 원매자와 접촉 중이다. 효성화학 본업 적자가 극심한 데다 재무개선 작업을 위해 이번 매각 대금이 꼭 필요한 만큼 더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할 상대방을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IMM PE·스틱 컨소시엄에서 막판에는 8000억원까지 인수 희망가를 낮춰잡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 때문에 1조원 이상을 생각하던 효성화학 측에서 우협 선정을 철회했다"라며 "아직까진 사모펀드(PEF) 운용사 외 SI까지 다른 원매자들이 있어, 조만간 재협상 상대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가격 문제가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당초 IMM PE·스틱 컨소시엄은 특수가스 사업 100%를 1조3000억원으로 평가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직후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부진이 드러나며 매각가를 둔 양측 줄다리기가 본격화했다. 가격 인하 제한(500억원)을 한참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특수가스 사업의 주력인 삼불화질소(NF3) 수요는 전방 고객사 업황에 그대로 노출되는 편이다. 핵심 고객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은 당장 가동률 문제를 걱정할 정도로 부진을 겪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효성화학 특수가스의 NF3는 경쟁사 SK스페셜티 제품에 비해 선호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IMM PE가 삼성전자향 산업용 가스 공급사인 에어퍼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전방 고객사 사정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인수금융 주선기관에서도 내년 실적 전망치를 감안하면 인수 직후 재무약정 위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컨소시엄 측이 거래에서 발을 빼려고 매각가 인하를 공격적으로 요구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라고 전했다.

      대신 효성화학과 협상에 나선 새 후보군들은 IMM PE·스틱 컨소시엄에 비해선 우호적인 몸값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PEF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였었는데 최근 대기업과도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구조가 기존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대신 소수지분 투자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업계에선 신규 협상에서 특수가스 사업 몸값이 9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효성화학이 원하는 몸값을 끌어내긴 쉽지 않을 거란 목소리가 많다. 효성화학 곳간 사정 탓에 이전처럼 매각가 줄다리기를 마냥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말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약 9780%다. 증권가에선 효성화학이 올 연말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 ㈜효성에서 수혈을 계속하고 있으나 특수가스 매각 대금이 없으면 자력으로 재무개선 작업을 이어갈 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