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침체에 돌아오는 풋백옵션까지…인사 앞둔 IPO 임원들 긴장
입력 2024.11.26 07:00
    취재노트
    케이뱅크 철회 이어 하반기 '대어' 실종에
    개인투자자 풋백옵션 행사에 손실 발생도
    증권사 정기 인사 앞두고 긴장 분위기도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며 인사 시즌을 앞둔 기업공개(IPO) 부서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최근 한달새  네 곳의 기업이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상장 기업에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한 증권사들도 손실이 발생하면서다. 

      최근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하며 증권사들의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풋백옵션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의 90% 아래로 떨어지면,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관사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생겨났다.

      10월 이후 풋백옵션을 부여해 상장한 기업 전부 주가가 공모가의 90%를 밑돌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환매청구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닷밀, 노머스, 에이치이엠파마, 웨이비스, 에스켐이 주관사가 풋백옵션을 부여한 기업이다. 

      특히 이익미실현 특례 기업인 닷밀과 에스켐은 풋백옵션 부여가 의무 사항이었지만 노머스, 에이치이엠파마, 웨이비스는 증권사가 자발적으로 풋백옵션을 부여한 사례라 손실이 더 쓰라리단 평가가 나온다. 

      해당 기업들의 자발적 풋백옵션은 공모주 시장이 활황일 때 더 많은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주관사들의 자신감이라 보는 시각이 많았다. 다만 최근 일각에서는 금융당국과 거래소의 유도에 따른 게 아니냐는 해석도 없지 않다.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개인투자자들의 민원에 골머리를 앓으며, 주관사의 책임을 더욱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풋백옵션 행사 기간 동안 주가 추이를 지켜봤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상장 직후 풋백옵션을 행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진 상황이다. 최근 풋백옵션을 부여한 기업들의 행사 기간은 모두 3개월인데, 내년 초까지 공모주 시장이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 때문이다.

      연말에 IPO 시장 한파가 불며 인사를 앞둔 관련 부서 임원들도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정기 인사 시즌이 도래했는데, 공모 철회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풋백옵션 행사로 손실이 발생한 기업들도 나타나면서 걱정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 IPO 리그테이블 순위는 케이뱅크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케이뱅크가 수요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또한 미국 증시 IPO를 추진하며 수수료 수익에 직격탄을 맞았단 평가다. 주관사는 인수 주식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구조인 까닭에 대어급 IPO 실종이 뼈아프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IPO부서 관계자는 "예전에는 풋백옵션 행사 기한 끝까지 주가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상장 후 주가가 폭락하니 바로 풋백옵션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가뜩이나 상장 철회가 늘었는데, 풋백옵션으로 손실까지 나자 부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